다윗이 유다 땅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소문을 듣고 사울이 신하들에게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너희가 다 공모하여 나를 대적하며 내 아들이 이새의 아들과 맹약하였으되 내게 고발하는 자가 하나도 없다."
그 사울의 말을 듣고 출세길에 눈이 어두워진 도엑이라는 간신이 일어나 제사장 아히멜렉이 다윗을 선대한 것에 대해서 고발했습니다. "다윗이 얼마 전에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이르렀는데 그가 다윗을 위해 여호와께 묻고, 먹을 것도 주고, 골리앗의 칼도 주었습니다(9-10절)."
이 간신의 말은 사울을 흥분시켰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아히멜렉을 비롯한 놉 땅의 모든 제사장들을 부르고 난 다음에, 모르고 한 일이라고 말하는 아히멜렉에게 반역죄를 뒤집어 씌웠고, 주위에 있는 신하들에게 모든 제사장들을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왕의 신하들은 제사장들을 죽이기를 싫어했습니다(17절).
그러자 사울이 도엑에게 제사장들을 죽이라고 명령을 하였고, 도엑은 인간 백정이 되어서 죄없는 제사장 85명을 비롯한 수많은 인명을 학살했습니다.
지금 사울은 잘못된 길로 들어서 갈 데까지 갔습니다.
1) 간신의 말이 더 진짜 말처럼 들렸습니다(9-10절)
2) 엉뚱한 사람을 반역죄로 몰았습니다(13절)
3) 대부분의 신하들에게조차 신망을 잃어버렸습니다(17절)
4) 자기의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피의 학살을 감행했습니다(18-19절)
본문을 보면 사울은 완전히 정신이 돌아버린 모습을 보여줍니다. 선민 공동체의 지도자가 이렇게 타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민 공동체의 지도자에게 꼭 있어야 할 의식을 이 시간에 세 가지만 짚어 보도록 합시다.
1. 소명의식
선민 공동체의 지도자는 하나님이 나를 세웠다는 소명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사울에게는 이 소명의식이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에 무리하게 자기의 자리를 유지하려고 하다 보니까 정신이 돌아버린 것입니다.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나를 지도자로 세웠으면 나를 폐하실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특히 교회의 지도자는 하나님이 세웁니다. 교회의 지도자는 사람이 세우고 사람이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고 하나님이 버립니다.
에수님은 이 보냄을 받았다는 소명의식이 확고했습니다.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하시도다 내가 항상 그의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므로 나를 혼자 두지 아니하셨느니라(요 8:29)."
위대한 하나님의 지도자는 소명의식이 분명합니다. 소명의식은 지도자의 확신, 열정, 목적을 분명하게 만들어주며 하나님의 뜻을 제일 우선순위에 둡니다. 그리고 소명의식을 가지게 되면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게 됩니다. 자기 스스로를 역사의 핵으로 알고 살아갑니다.
소명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있으면 지금 조그만 일을 하고 있을지라도 그 누구도 부럽지 않습니다. 소명의식을 가지면 부러울 필요도 없고, 질투할 필요도 없고, 원망할 필요도 없고, 싸울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을 보내신 분이 누구인지를 알고, 그분으로부터 자신이 보내심을 받은 줄 아는 지도자는 시시한 세상적인 문제 때문에 싸우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을 역사의 한 핵으로 인정하며 살아가십시오. 핵은 작지만 그 속에 불이 들어가면 폭탄이 되어버립니다. 그처럼 현재의 자기의 모습이 미약할지라도 그 속에 성령의 불이 들어가면 핵폭탄처럼 전 인류의 가슴을 깨뜨리는 놀라운 존재가 될 것입니다. 하늘이 세운 지도자에게는 때가 되면 놀라운 지도력이 나타나게 됩니다.
2. 섬김의식
선민공동체의 지도자는 섬김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지도자를 섬기는 자로 세우셨습니다. 사울은 끊임없이 군림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는 하나님의 버림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음과 같은 영적 원리를 항상 기억하며 삽시다. "군림하려고 하면 버림을 받는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8)." 이 말씀에서 예수님은 위대한 지도자는 섬기는 자가 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인간의 가치관을 뒤흔들 위대한 혁명적 말씀입니다.
만약 지도자가 섬김의식을 상실하면 지배자가 되어 버립니다. 사울의 비참한 말로를 지켜보십시오. 섬김과 봉사가 사라지면 악밖에 남지 않고 사람이 비참해집니다. 하나님은 그 사실을 알기에 섬기는 자가 되라고 합니다.
3. 순교자의식
선민공동체의 지도자는 순교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고 왔다"고 말씀하신 것은 분명한 순교의식을 가졌다는 반증입니다. 예수님의 위대한 지도력은 최종적으로 십자가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지배자는 많은 사람을 죽이면서 '나를 따르라'고 합니다. 사울을 보십시오. 자기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잔인한 학살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도자는 자기를 죽이고 많은 사람을 살리며 '나를 따르라'고 합니다.
자기를 죽이는 자 만이 참된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도자의 길은 십자가의 길입니다. 지배자는 살아 있을 때 멋있게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나 지도자는 죽어서야 비로소 사람들의 영혼을 감동으로 지배합니다. 그래서 죽으면 사람들은 지배자의 무덤에 침을 뱉지만 지도자에게는 영원토록 존경과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청년 바울은 군중들이 스데반을 쳐 죽일 때 동조하며 지켜보았던 사람입니다. 그때 스데반은 죽었습니다. 그러나 스데반의 순교의 영성이 바울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스데반의 영적 제자가 된 셈입니다. 그리고 스데반의 영성을 받은 바울도 주님의 일에 죽기까지 순종하다가 순교자가 됩니다. 하늘은 위대한 지도자로 삼기 위해서 예정된 사람을 죽인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순교자는 분명한 신앙 철학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주고 그들의 삶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나는 죽는다"는 것입니다. 지도자는 따르는 자에게 생명을 주는 자이며, 지도력은 따르는 자에게 생명을 주를 능력입니다. 예수님이 그런 지도력을 보여주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양들로 생명을 얻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 함이니라(요 10:10)."
하나님은 여러분을 하나님 나라의 위대한 일꾼으로 세우시기를 원합니다. 그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서 항상 "나는 죽어야 한다"는 순교자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십시오. 소명의식, 섬김의식, 그리고 순교자의식! 이 세 가지를 겸비함으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참된 지도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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