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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렌스키 "북한군 포로 2명 한국 이송
    2026-09-27 09:00:46   read : 34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젤렌스키 "북한군 포로 2명 한국 이송"... 유엔총회서 공개

    2025년 1월 생포 뒤 귀순 의사 밝혀온 병사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군사협력 비판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젤렌스키 페이스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던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붙잡힌 뒤 한국행을 희망해온 두 병사의 이송 사실은 생포 약 20개월 만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공개됐다.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 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왜 북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목숨을 바쳐야 하나"라며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두 병사 가운데 한 명이 생포 당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는 운명이 자신을 죽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북한에서는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키운다"고 말했다. 북한 체제가 주민들의 자유와 선택할 권리를 빼앗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두 병사는 2025년 1월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다. 같은 해 2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포로로 잡힌 것은 변절과 같다"며 "우선은 난민 신청을 해서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후 국내 탈북민 단체에 전달한 자필 편지 등을 통해서도 한국으로 귀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 양국 정상, 7월 신병 처리 원칙 합의

    북한군 포로 문제는 한·우크라이나 정상 간 논의에서도 다뤄졌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7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이 문제의 해결 방향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는 두 정상이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여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국 외교부도 한국행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관련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두 병사가 귀순 의사를 밝힌 이후에도 한국행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한국 정부가 신병 처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헌법 제3조의 영토 조항에 따라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는 만큼, 정부가 이들의 한국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번 이송 사실은 한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앞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두 병사를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 젤렌스키, 북러 군사협력 비판... 이 대통령은 단계적 핵 문제 해결 제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군사적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은 그들을 마치 화폐처럼 이용하고 그 대가로 무언가를 얻고 있다"며 "아시아 전역의 국가들은 이미 북한의 향상된 탄도미사일과 크게 발전한 드론 역량을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24년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했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진입한 이후 전선에 투입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최근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에 우크라이나 내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한 드론 부대도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군의 취약한 부분을 지원하려고 병력을 보냈으며, 북한군 역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제때 처벌받지 않은 전쟁이 계속 확산하면서 악도 함께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단계적 접근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삼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 것"이라며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제재와 추가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 중단을 맞바꾸는 것은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한반도의 오래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선 북측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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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 가족이 이단에 빠진 걸 알게 됐다면?…전문가들 "싸움보다 ‘관계’가 먼저"



    전문가들 “논쟁으로 틀어진 관계는 회복 어렵게 만들 뿐”
    “이단 교리는 단호히 거절하되, 관계에서는 존중과 사랑을”

    감정적 충돌 피하고, 대화의 문 막히지 않게
    객관적 정보 제공해 스스로 분별하도록 돕고,
    전문가와 먼저 상담해 대응 방안 모색해야

    명절 가족 모임에서 이단 관련 이야기를 들은 가족들이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생성형 AI로 만들어진 이미지 입니다.
    “홀로 지내시는 아버지가 어느샌가 이단 신도로 보이는 여성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단 교리 교육도 들은 것 같고, 1억원까지 빌려준 상황입니다. 추석에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추석을 앞두고 한 권사가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장 박형택 목사에게 털어놓은 상담 내용이다. 26일 박 목사에 따르면 이 권사는 혼자 지내던 아버지가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특정 종교단체 신도로 보이는 여성과 동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대응 방법을 문의했다. 박 목사는 두 사람이 이미 가까운 관계를 형성한 상황에서 가족이 나서 당장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하면 오히려 거부감만 키울 수 있다며, 우선 현 상황을 살핀 뒤 전문 상담을 통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제안했다.

    명절이면 오랜만에 만난 가족이나 친척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에 속해 있거나 관련 교리를 은근히 전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례가 심심찮게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섣불리 교리 논쟁을 벌이기보다 관계를 유지하면서 전문 상담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박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관계를 유지하면서 회복의 기회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적대감을 갖고 논쟁하다 관계가 틀어지면 회복은 더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상담소 조하나 실장도 “교리로 미혹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면서도 “감정적으로 충돌하기보다 상대의 신앙과 인격을 함부로 무시하지 말고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신앙과 입장은 분명히 하되 가족 자체를 배척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 신도들이 길거리에서 행인들을 상대로 포교하는 모습. 국민일보DB
    이단 교리를 충분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논쟁에 나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상대는 이단 집단에서 훈련받은 대로 준비된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오히려 “성경을 모른다”는 식으로 대화의 주도권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전문가들은 교리 논쟁에서 한발 물러나 신앙생활 전반에서 정보와 행동, 시간표 등이 지나치게 통제되고 있는지를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접근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 등 객관적인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며 관련 내용을 교차 확인해보도록 권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이단전문상담소의 도움도 일찍부터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조 실장은 “무조건 내가 맞고, 가족이 나를 나오게 하려는 것은 미혹이라고 생각하면 상담소에 와도 마음을 닫게 된다”며 “한번 확인해 볼 필요는 있겠다는 정도의 마음이 있어야 이단교리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억지로 이단전문상담소에 데려가기보다 당사자가 스스로 확인해볼 필요성을 느끼도록 돕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박 목사는 가족 모임에서 갑자기 상담소를 권하기보다 별도의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명절에는 “요즘도 그곳에 나가느냐” “만약 종교지도자의 신변에 변화가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이냐”와 같은 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감정을 높이기보다 대화의 문을 닫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목사는 “이단에 빠진 사람을 ‘싸움의 대상’이 아니라 ‘건져내야 할 사람’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구조자의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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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대신 마당…다세대주택 사이 ‘동네의 허파’, 환대 공간으로 탈바꿈한 교회



    “교회에 발 들이는 것부터 중요” 예배당 앞마당 활짝 연 성실교회
    교회 안에 있지만 교회 같지 않게…11월에 주민 위한 카페도 오픈
    프로그램 넘어 공간의 환대, “도심 속 교회가 주민 품는 공간 되길”

    현석범 목사가 지난 22일 교회 마당에서 “새 교회가 주민과 교인 모두를 품는 환대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다세대주택과 빌라가 빼곡한 동네 한복판에 뜻밖의 풍경이 펼쳐졌다.

    다세대 주택 사이로 하얀색 건물이 서 있고 그 앞에는 건물 면적과 맞먹을 만큼 넓은 마당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골목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너른 공간이었다. 초록 잔디가 깔린 마당 중간에는 나무가 자라고 주민들은 이곳을 자유롭게 가로질러 다닌다. 아이와 함께 걷기도 하고 잠시 앉아 쉬기도 하는 쉼터다.

    서울 은평구 성실교회(현석범 목사)의 일상이다.

    이 교회는 ‘공간을 통해 주민을 환대하고 싶다’는 바람을 건축으로 구현해 냈다.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건축학부 교수가 설계한 성실교회는 대지면적 2032㎡(614평), 연면적 1656㎡(500여평)로 지하 1층, 지상 2층의 나지막한 예배당이다. 본당과 사무동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교회 북쪽에는 일반 주택 두 채가 있는데 한 채는 교육관으로, 다른 한 채는 오는 11월 카페로 문을 열 예정이다.

    지난 22일 교회에서 만난 현석범 목사는 “올 3월 입당한 이후 주민들이 교회를 가로질러 다니거나 마당에 앉았다 가기도 한다”며 “교회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고 교회 마당을 밟는다는 게 늘 반갑다”며 반색했다.

    성실교회가 바라는 것은 이 공간이 ‘동네의 허파’처럼 쓰이는 것이다. 답답한 빌라촌 한가운데서 주민들이 잠시 숨을 돌리고 굳이 예배당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교회와 만날 수 있어서다.

    현 목사는 “예배당에 앉아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에 앞서 자연스럽게 교회에 발을 디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평소의 이런 바람이 새 교회를 통해 잘 구현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건축을 앞두고 유 교수에게 설계를 부탁하면서도 현 목사는 분명한 구상을 전했다.

    “비슷한 외형의 주택 사이에서 우리 교회마저 낡아 숨이 막힙니다. 열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상적인 부탁은 설계를 통해 구체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그 중심에 마당이 놓였다.


    서울 은평구 성실교회 전경. 예배당(왼쪽)과 사무동이 잔디밭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도심 교회가 예배당과 건물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넓은 마당까지 갖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성실교회 교인들은 이 공간이야말로 새 교회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규모가 작은 교회일수록 외부인이 들어오는 게 더 어렵습니다. ‘새로 온 사람’이라는 게 너무 바로 드러나기 때문이죠. 마당은 그런 부담을 확 줄여줍니다.”

    조만간 문을 여는 카페도 같은 맥락에서 마련됐다. 교회가 직접 운영하는 대신 전문 업체에 맡기기로 했는데, 교인뿐 아니라 주민이 더욱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현 목사는 “카페가 교회 안에 있지만 교회 같지 않은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교회를 바라보고 마당에 머물다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누구든 커피를 마시러 와 교회를 보며 마음의 안식을 취한다면 결국 교회 품 안에서 쉼을 경험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성실교회가 제공하고 싶은 것은 단순한 휴식만도 아니다. 현 목사는 현대인에게 ‘한가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요즘 사람들은 템포가 너무 빨라 한가한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그마저도 시간이 나면 OTT 콘텐츠나 숏폼을 보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시 머무는 시간,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과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조용한 교회 마당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현 목사는 교회의 환대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로 나눠서 설명했다.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교인과 이웃을 초대하는 것이 소프트웨어적 환대라면 공간 자체를 열어 누구나 머물 수 있게 하는 것은 하드웨어적 환대라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적 환대로 교회를 여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시기가 한정돼 있고 교인들의 헌신도 필요한 일이에요. 교회 건축을 진행하면서 공간 자체를 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한 교회의 공간 변화가 다른 교회로도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도심에 있는 교회들이 환대의 공간으로 세워진다면 전국 곳곳의 교회가 환대의 네트워크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설계자인 유 교수 역시 교회가 도시에서 환대의 공간이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최근 국민일보 주최로 열린 ‘2026 국민미션포럼’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 유 교수는 “1㎞마다 공원이 있는 미국 뉴욕과 달리 서울은 하늘공원이나 선유도공원, 여의도공원 등이 평균 4㎞ 간격으로 띄엄띄엄 있다”며 “다행히 70년대 부흥기에 많은 교회가 도심 요지에 땅을 확보해 정부보다도 큰 공간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데 이를 잘 이용하면 교회가 새로운 환대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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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에게 묻는 성도, 강단 떠나는 목회자…“판이 바뀐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7

    AI로 만들어진 이미지 입니다.
    신앙 고민을 인공지능(AI)에게 먼저 털어놓고 직분을 꺼리는 성도. 한꺼번에 강단을 내려오는 목회자. 성도의 신앙생활부터 목회자의 은퇴, 설교와 전도의 방식까지 한국교회의 판이 통째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와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 최창남)이 내년 한국교회 흐름을 전망한 ‘한국교회 트렌드 2027’(규장)을 출간했다.

    책은 교회 출석과 기독교인 정체성이 분리되는 교계 환경을 ‘크리스천 디커플링’ 시대로 진단하고, 한국교회의 새로운 흐름을 10가지 키워드로 풀어냈다. 키워드는 변화하는 성도의 신앙 방식에서 출발해 재편되는 교회 사역,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로 넓어진다.

    첫 키워드인 ①프롬프트 크리스천은 신앙의 고민을 AI에게 먼저 묻되, 그 답은 말씀과 공동체 안에서 분별하는 성도를 말한다. ②노 타이틀 성도는 직분 제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직분을 맡지 않으려는 성도다. 설교와 찬양 같은 신앙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직접 골라 듣는 ③DIY 신앙도 교회를 대하는 성도들의 태도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흐름이 디지털로만 향하는 건 아니다. 현장 예배와 소그룹처럼 직접 참여하는 ④아날로그 영성도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이 대신할 수 없는 경험의 가치가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이다.

    설교와 전도, 공동체의 모습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⑤리얼리즘 설교는 복음은 깊이 전하되 성도의 불안과 상실, 인간관계 같은 현실에 구체적으로 닿는 설교다. ⑥전도 리포메이션은 전도를 교회 성장의 수단으로 여기던 데서 벗어나 봉사와 삶으로 복음을 증명하는 방식을 말한다. 책은 적당한 거리가 보장되는 ⑦느슨한 공동체를 원하는 성도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도 짚었다. 베이비부머 목회자들이 대거 물러나며 앞으로 10년간 이어질 ⑧대 은퇴 시대, 이혼·재혼·한부모 가정을 환대와 회복의 시선으로 품는 ⑨두 번째 가정,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양적 성장보다 신앙의 밀도를 높이는 ⑩고밀도 청년 사역이다.

    책은 지난 5~6월 담임목사와 기독교인, 이혼·재혼 기독교인, 청년부 사역자 등 37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6개 조사를 바탕으로 집필됐다. 필진으론 조성실(장로회신학대) 정재영(실천신학대학원대) 이현철(고신대) 김선일(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교수 등 주제별 전문가 10명이 참여했다.

    21일 출간된 책 부제는 ‘크리스천 디커플링 시대’. 오는 28일엔 서울 중구 서울YWCA 4층 대강당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릴 예정이다. 대표저자인 지용근 대표는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전까진 교회 출석자와 기독교인을 동일시했다면 지금은 둘이 분리돼 있다”며 “신앙은 지키면서 교회와는 거리를 두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 안에 있는 이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며 “교회 리더들이 이 책을 함께 읽고 워크숍도 가지면서 내년도 교회 정책을 세우는 데 활용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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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계 “박진영 주장, 언제든 문제 될 위험성 있다”



    “삼위일체론 부인 기독교는 없어 성경을 자기 논리대로 읽는 오류
    오지에서나 있을 만한 신앙 불균형성도들, 무분별한 수용 경계해야
    박씨, 정식 신학 수업 받길 바란다”

    가수 박진영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첫열매들’에서 공개한 ‘삼위일체, 잘못돼서 어려운 겁니다’ 화면. 유튜브 캡처
    가수 박진영씨가 삼위일체론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주장을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00년 기독교 역사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발언에 대해 신학계는 “전통적인 삼위일체론을 부인하는 기독교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박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성부와 성자를 서로 다른 하나님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나라는 의미도 본질적으로 한 존재라는 뜻이 아니라 생각과 목적이 같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삼위 중 하나인 성령에 대해서도 “성령 자체가 존재가 아니다”며 정통 교리와 다르게 설명한다.

    신학계는 이에 대해 “4세기 초대교회가 배격한 성령훼방론, 삼신론의 재현”이라고 꼬집었다. 성자를 열등한 존재로 낮추고 성령의 인격을 부정하며 동일 본질을 해체해 삼위일체의 기초를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삼위일체론은 325년 니케아 공의회와 381년 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를 통해 확정됐다. 초대교회가 성자와 성령의 신성을 훼손하는 이들의 주장에 맞섰던 결실이자 기독교의 핵심 신앙고백이다. 삼위일체론은 개신교를 비롯해 동방정교회와 로마가톨릭 모두 공유하고 있다.

    조직신학자들은 신학 수업의 중요성과 평신도들의 경계를 주문했다.

    이승구 합동신학대학원대 남송석좌교수는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일을 보면서 신학 전공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면서 “신앙적 열심만으로 전도하고 가르치며 공적인 역할을 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다. 박씨의 신앙적 열심은 소중하지만 이처럼 언제든 문제가 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론 신학을 공부해도 잘못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지만 신앙 공동체 안에서 제대로 가르치려면 거쳐야 할 과정”이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정식 신학 수업을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삼위일체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건 누가, 어떤 의견을 내더라도 잘못된 것으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면서 “삼위일체가 흔들리면 결국 이단이든, 이교가 될 수밖에 없는데 절대 흔들려선 안 되는 기독교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교인들도 박씨의 주장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교회 전통과 성경 사이에는 상보적 관계가 존재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김진혁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교수는 “결국 성경을 자기 논리로 읽다 보면 생길 수 있는 일로 목사나 신학을 훈련받은 선교사가 없는 일부 오지 선교지에서나 일어날 만한 신앙의 불균형”이라면서 “초대교회 이후 지금까지 왜 삼위일체로 수많은 이단이 생겼는지만 살펴도 하지 않았을 발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교회의 오랜 전통과 성경은 상보적 관계로 자칫 교리화되는 전통은 성경을 통해 비판하고 반대로 성경의 본래 의미를 뒤집어 읽고 이해하는 걸 막기 위해 교회 전통이 필요하다”면서 “박진영씨의 주장은 이런 오랜 교회의 전통에서 벗어난 결과”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첫열매들교회 관계자는 “삼위일체론 자체를 부인하는 건 아니다”면서 “다만 신학이 성경보다 위에 있을 수 없다는 게 우리 교회 입장으로, 삼위일체론 중 일부 성경과 배치되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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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산균이냐, 요구르트냐



    [빌리온 소울 하비스트 운동] ‘만인사역자론’과 ‘상급신앙’이 만나는 지점

    최근 인도 델리에서 개최됐던 청년 대학생 빌리온소울하비스트(BSH) 집회 모습. 참석자 모두 평신도 사역자로서 인도의 총체적 변혁과 전 세계 10억 영혼 구원을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
    가정교회를 시작하고 세계화한 나라는 중국이다. 그러나 제자 공동체로 꽃피운 나라는 인도다. 인도는 ‘전 성도 사역자화’에 최적화된 영적 토양을 지녔다. 최근 열린 델리 집회와 2년 전의 비하르 집회가 그 명백한 증거다. 델리에서는 청년 대학생들이 사역자로 자원했다. 비하르에서는 평신도들이 목양의 주역으로 헌신했다.

    비하르 집회에는 1000명의 평신도 사역자가 모였다. 그들은 저마다 5명에서 30명 규모의 가정교회를 직접 목양하고 있었다. 지난주에는 사랑의병원 암환우 선교팀 26명이 일본 선교를 다녀왔다. 조잔케이 오타루 아사히카와 삿포로를 순회하며 복음을 전했다. “이 땅에 긍휼을 베풀어 주옵소서.” 눈물로 부르짖었다. 참가자 절반은 말기 암 환우였지만 그들은 연약한 환자에 머물지 않았다. 담대한 사역자로 변모했다.

    요구르트는 훌륭하고 귀한 음식이다. 우유라는 원료에 보이지 않는 정성이 응축된 결실이다. 그러나 요구르트는 결국 ‘소비되기 위해’ 존재한다. 반면 유산균은 멈춰 있는 완제품이 아니라 스스로 약동하는 생명체다. 유산균은 스스로 증식한다. 주변을 발효시켜 끝내 새로운 요구르트를 만들어 낸다.

    교회 안에도 두 갈래 신앙이 흐른다. 한쪽에는 은혜를 누리며 치유와 안식을 누리는 성도가 있다. 다른 한쪽에는 그 은혜를 이웃에게 끊임없이 흘려보내는 성도가 있다. 그들은 말씀으로 영혼을 살리고 넘어진 지체를 일으켜 세운다. 발효과학에 비유하자면 전자는 빚어진 ‘요구르트’이고 후자는 변화를 일으키는 ‘유산균’이다.

    2024년 인도 비하르 집회 모습으로 5~30개 가정교회를 목양하는 1000명의 평신도 사역자들이 모여 기도하고 있다.
    깊이 있는 설교를 듣는 것은 소중하며 훈련받고 돌봄을 받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신앙의 종착지가 영적 소비자에 머문다면 그것은 부르심의 본질을 놓친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은혜의 전달자로 부르셨다. 성도는 요구르트의 달콤함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유산균이 되어 번식해야 한다. 목회자의 역할도 맛있는 요구르트를 계속 공급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성도를 유산균으로 깨우고 무장시켜야 한다. 이 부르심을 일깨워 주는 진리가 바로 ‘만인사역자론’과 ‘상급 신앙’이다.

    히브리서는 참된 신앙의 기준을 선언한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히 11:6) 성경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참된 믿음의 두 기둥으로 ‘그가 계신 것’과 그가 ‘상 주시는 이’심을 믿는 것을 나란히 놓는다. 믿음의 본질은 ‘하나님의 존재’와 ‘공의로운 보상자이심’을 믿는 것이다.

    상급 신앙은 부차적인 선택 사항이 아니다. 이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온전한 믿음의 본질이다. 하나님이 공의로운 보상자이심을 바라보지 않는 신앙은 성경적 신앙이 아니다. 사도 바울은 이 상급을 심장에 품고 살았다. 영원한 상급은 고난을 견디게 하는 실체였다.

    그는 사도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내려놓았다. 사례비도 스스로 거절했다. 그가 치열하게 계산한 것은 하늘의 상급이었다. “내 상이 무엇이냐 내가 복음을 전할 때에 값없이 전하고 복음으로 말미암아 내게 있는 권리를 다 쓰지 아니하는 이것이로다.”(고전 9:18) 복음을 위한 거룩한 항복과 자기부정 속에 진짜 상급이 있다. 바울은 이를 꿰뚫어 보았다.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빌 3:14) 바울을 달리게 한 원동력은 ‘부름의 상’이었다.

    그 상급의 실체는 명확했다. “우리의 소망이나 기쁨이나 자랑의 면류관이 무엇이냐 그가 강림하실 때 우리 주 예수 앞에 너희가 아니냐 너희는 우리의 영광이요 기쁨이니라.”(살전 2:19~20) 바울은 성도들을 제자 낳는 사역자로 길러냈다. 즉 유산균으로 키웠다. 참된 상급은 나를 통해 살아난 ‘사람’ 그 자체다. 상급 신앙의 핵심은 제자를 키우는 데 있다. 사도 바울이야말로 스스로를 쪼개어 번식한 유산균 신앙의 원형이다.

    대학 시절 필자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에서 캠퍼스 복음화에 헌신했다. 그 과정에서 낙제를 겪었다. 덕분에 의예과를 3년 만에 수료했다. 그러나 캠퍼스에 쏟아부은 1년간 놀라운 은혜가 임했다. 그때 양육한 형제들이 또 다른 제자를 낳았다. 의대를 졸업할 무렵에는 영적인 7대 손자까지 이어졌다. 성장 속도는 저마다 달랐다. 그러나 대다수가 지금까지 신실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사역의 열매가 준 기쁨은 낙제의 상처를 압도했다. 중요한 원리가 있다. 한 번이라도 사역의 열매를 맛본 성도는 평생 사역자가 된다. 구원은 값없는 은혜의 선물이다. 그러나 구원은 종착역이 아니다. 새로운 사역이 열리는 출발점이다. 구원받은 자의 손에는 소중한 자원이 쥐어진다. 시간 재능 재정 직업 관계 은사다.

    구원 이후의 삶은 청지기적 위탁의 시간이다. 성경은 엄중히 묻는다. ‘내가 맡겨준 은혜의 자원으로 너는 무엇을 하였느냐.’ 달란트 비유의 한 달란트 받은 종을 보라. 그는 주인의 것을 탕진하지 않았다. 착복하지도 않았다. 단지 땅에 묻어두었을 뿐이다. 그러나 주인의 책망은 매서웠다. “악하고 게으른 종아… 이 무익한 종을 바깥 어두운 데로 내쫓으라.”(마 25:26,30)

    우리의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교회 생활을 잘 하고 있는가”에 머물러선 안 된다. “맡겨주신 달란트로 다른 영혼을 살리고 있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만인사역자론은 선택적 구호가 아니다. 성도의 실존적 정체성이다. 성령은 각 사람에게 유익을 주려고 은사를 나누어 주셨다.(벧전 4:10) 은사는 곧 사명이다. 사명이 있다는 것은 결산할 날이 온다는 뜻이다.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눅 12:48) 이것이 상급 신앙의 본질이다.

    만인사역자론은 삶의 모든 자리를 사역지로 바꾼다. 목회자에게는 강단과 양 떼를 돌보는 달란트가 있다. 기업인에게는 정직한 경영으로 공의를 세우는 달란트가 있다. 의사에게는 치유의 손길이 있다. 교사에게는 다음세대를 깨우는 가르침이 있다. 부모는 가정을 세우는 사역자다. 청년은 열정의 시간을 바치는 사역자다. 은퇴자는 기도와 영적 혜안을 쏟는 사역자다.

    성도들이 만인사역자임을 깨닫지 못하고 달란트를 묻어둔 채 영적 유예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안타깝다. 신앙생활이 오래되면 예배자에서 세련된 ‘관객’으로 변질되기 쉽다. 그러나 마지막 날 심판대 앞에서 하나님은 물으실 것이다.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게 되어 각각 선악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고후 5:10)

    은혜는 ‘나’에게 갇히면 썩게 마련이다. 영원한 상급은 언제나 타인에게 흘러간 사랑과 희생에 맞닿아 있다. 냉수 한 그릇의 섬김, 영혼을 해산하는 수고에 면류관이 약속돼 있다. 주님은 다섯 달란트 남긴 자와 두 달란트 남긴 자를 똑같이 칭찬하셨다. 주님이 보시는 것은 크기가 아니다. 맡겨진 일에 대한 충성과 진실함이다.


    지난 15~19일까지 일본 삿포로에서 복음을 전한 사랑의병원 암환우 선교팀.
    유산균은 작다고 낙심하지 않는다. 살아있기만 하면 전체를 발효시킬 것을 알기 때문이다. 교회가 경계해야 할 함정이 있다. 성도를 ‘요구르트 소비자’로 머물게 하는 안일함이다. 화려한 프로그램으로 성도를 영적 유아로 묶어두어선 안 된다. 그것은 생명력 없는 요구르트 공장과 같다.

    목회자의 영광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슈퍼맨’에 있지 않다. 성도를 무장시키는 데 있다. 성도가 사역자로 서게 도와야 한다.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엡 4:11~12)

    이 본문은 만인사역자론의 뼈대다. 여기서 ‘봉사의 일’로 번역된 헬라어는 ‘에르곤 디아코니아스’다. ‘디아코니아’는 단순한 잡무가 아니다. 주님께 위탁받은 거룩한 ‘영적 사역(Ministry)’을 뜻한다. 킹제임스성경(KJV)은 이를 ‘사역의 일(work of the ministry)’로 정확히 번역했다. 반면 현대 번역은 이를 단순한 ‘봉사(service)’로 축소했다. 성도를 보조적 자원봉사자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했다.

    또한 ‘온전하게 하여’는 헬라어로 ‘카타르티스모스’다. 의학적으로는 ‘부러진 뼈를 맞추어 치료하는 것’이다. 어부에게는 ‘찢어진 그물을 깁고 수리하는 것’이고 군인에게는 ‘전투에 투입하도록 완전무장시키는 것’이다. 의미는 분명하다. 지도자는 성도를 온전하게 훈련시키는 코치다. 성도의 찢어진 그물을 꿰매 줘야 한다. 삶의 현장으로 파송해야 한다. 그곳에서 진짜 사역(디아코니아)을 감당하게 해야 한다.

    유산균은 또 다른 유산균을 낳는다.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딤후 2:2) 바울에서 디모데로 이어진다. 디모데에서 충성된 사람들에게로 이어진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로 전수된다. 이 거룩한 4대의 생명 계승이 유산균 신앙의 정수다. 복음의 소비는 한 세대로 끝난다. 복음의 발효는 세대를 이어 도시와 민족을 바꾼다.

    인생에서 가장 뼈아픈 낭비는 맡겨주신 달란트를 땅에 묻어두는 것이다. 단 한 사람도 품어보지 못한 채 빈손으로 주님 앞에 서는 일이다. ‘만인사역자론’은 성도의 정체성을 선포한다. ‘상급 신앙’은 사역을 지속할 영원한 동기를 부여한다. 모든 성도는 은사를 위탁받은 청지기이자 삶을 결산해야 할 사역자다.

    교회는 요구르트 공장이기를 멈추고 살아 숨 쉬는 유산균을 쉼 없이 배양해야 한다. 구원은 은혜로 받는다. 사명은 무한한 은혜의 무게만큼 높고 깊고 넓다. 끝까지 충성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상급이 주어진다.(마 25:21)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인 돈 파이퍼의 ‘천국에서 90분’이라는 책이 있다. 사고로 사망 판정을 받았다가 90분 만에 살아난 교사의 수기로 그 시간 동안 겪었던 짧은 천국 체험 스토리다. 그가 천국 문에 들어섰을 때 특별한 환영단이 마중을 나왔다고 한다. 그들은 생전에 그를 위해 기도해 준 사람들이었다. 그에게 복음을 전해 준 은인들이었다. 그들은 벅찬 기쁨으로 뛰어나와 그를 맞이했다.

    혹시 오늘 밤 주님께서 우리의 영혼을 부르신다면 우리는 무엇을 손에 쥐고 그 은혜의 보좌 앞에 서겠는가. 수없이 축적했던 지식의 파편이나 소비했던 은혜의 기억들이 아니라, 내가 눈물로 사랑했던 사람, 나를 통해 복음을 듣고 살아난 영혼, 내가 낙심의 늪에서 건져 올린 지체의 손을 잡고 서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의 성공한 목회자들에게도 묻고 싶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소비되기 쉬운 달콤한 요구르트를 빚어내는 일에 계속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강단 아래로 내려가, 자신처럼 거룩한 생명력을 뿜어내며 세상을 발효시킬 또 하나의 유산균을 배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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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는 늘어나는데 훈련된 목회자가 없다”…우간다서 30년, 사람 세우는 ‘앤츠’



    ‘밀알의 기적’ 방문단, 정준희·최태용·허정도 선교사와 대담…483명 배출, 현지 졸업생 교수로 돌아와 후배 양성

    왼쪽부터 올네이션스 신학대학의 정준희 학장, 최태용 신학과장 겸 채플린, 허정도 총무·인사 담당 교수.
    아프리카 교회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를 이끌 제대로 훈련받은 목회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우간다에서 30년 넘게 현지 목회자를 길러온 올네이션스 신학대학(All Nations Theological College and Seminary·ANTS·앤츠)이 ‘사람을 세우는 선교’를 강조하는 이유다.

    국민일보와 월드비전이 함께하는 ‘밀알의 기적’으로 우간다를 방문한 박경수 하늘빛광성교회 목사 일행이 앤츠를 찾았다. 방문단은 정준희 학장, 최태용 신학과장 겸 채플린, 허정도 총무·인사 담당 교수와 마주 앉아 아프리카 교회의 현실과 목회자 교육, 앤츠의 역할에 대해 들었다.

    “정규 신학교육 받은 목회자 10%도 안 돼”

    세 선교사가 가장 먼저 꺼낸 화두는 아프리카 교회의 양적 성장과 목회자 교육 사이의 간극이었다. 앤츠에서 12년째 사역 중인 최 선교사는 “우간다 역시 교회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양적 성장을 이끌 ‘제대로 된 영적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라며 “현지 목회자 중 정규 신학교육을 받은 비율은 10% 미만, 실질적으로는 5%도 안 된다”고 말했다.

    신학적 토대가 약한 교회는 이단에도 취약하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정 학장은 “말씀의 기초가 약하다 보니 한국발 이단들의 침투에도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며 “바른 복음으로 무장된 목회자를 길러내는 일은 교회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허 선교사는 이웃 르완다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르완다 정부는 목회자의 정규 학위 소지를 의무화하고 교회 건물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지난 2018년부터 무자격 교회라고 여겨지는 1만여곳을 폐쇄했다”며 우간다에서도 유사한 종교 관련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움 놓친 청년에게 다시 놓아준 ‘교육 사다리’

    1991년 설립 준비를 시작한 앤츠는 우간다 고등교육위원회(NCHE)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 교육기관으로 1993년 정식 신학교육을 시작했다. ‘Make Disciples of All Nations(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가 학교의 모토다. 지난 30년간 정규 신학과정을 마친 졸업생은 483명이다. 이 졸업생들은 우간다를 중심으로 국경을 접한 남수단, 콩고, 르완다, 탄자니아, 케냐와 그리고 인접 국가인 부룬디,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활발히 사역하고 있다.(https://ants.ac.ug)

    앤츠의 특징은 우간다 교육 현실에 맞춘 ‘사다리형 학제’다. 정 학장은 “중등과정(O레벨·S4)만 마친 청년들은 대학에 바로 들어갈 수 없다”며 “정규 학사과정만 고집한다면 훈련이 가장 절실한 가난한 현지 사역자들을 외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티피케이트(Certificate) 2년을 시작으로 디플로마(Diploma) 2년, 학사(BA) 2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만들었다. 최 선교사는 “이 길을 통해 현지 청년과 목회자들이 정규 학위를 받고 교회 지도자로 서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은 강의실에만 머물지 않는다.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오전 6시 찬양과 성경 통독, 설교실습,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오전 8시부터 수업을 받는다. 오후 일과를 마친 뒤에도 오후 8~10시는 도서관 의무 자습시간이다. 학교 도서관에는 2만8000여권의 장서가 있다.

    졸업생이 교수로…‘사람을 남기는 선교’

    현재 재학생은 신학생 약 40명과 ESL 과정 학생 30~40명 등 85명 안팎이다. 우간다 학생뿐 아니라 주변 국가에서 온 학생들도 함께 공부한다. 영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위해 ESL 과정도 운영한다.

    30년간 이어진 교육은 현지 리더십의 재생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약 10년 전 앤츠를 졸업한 현지인 이스마엘 교수와 르완다 출신 웰라스 교수는 석사과정을 마치고 모교 교수로 돌아와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정 학장은 이를 앤츠가 추구하는 선교의 방향과 연결했다. 그는 “선교의 최종 목표는 선교사가 떠나도 스스로 굴러가는 교회를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앤츠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학생회장 조이도 선출돼 활동하고 있다.

    학교는 내년부터 유아교육학과와 ICT(컴퓨터학과) 개설도 준비하고 있다. 신학 교육을 넘어 기독교적 가치관을 지닌 사회 지도자를 양성하고 학교의 자립 기반도 마련하기 위해서다.

    올네이션스 신학대학의 올해 3월 제 30회 졸업식 사진. 이날 18명 졸업했다.
    “한 학기 50만원, 한 명의 목회자를 세웁니다”

    그러나 넘어야 할 현실적인 장벽이 있다. 학비다. 수업료와 식비, 기숙사비를 합친 한 학기 비용은 약 50만원이다. 현지의 가난한 신학생들에게는 학업을 포기하게 할 수 있는 금액이다. 앤츠가 한국교회와 현지 신학생을 잇는 1대 1 장학 결연을 강조하는 이유다.

    허 총무는 “한국교회 성도 한 분이 학생 한 명과 1대 1 결연을 맺어주면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할 뻔한 한 청년이 목회자로 성장할 수 있다”며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동행을 요청했다.

    최 선교사는 지금을 아프리카 선교의 중요한 시기로 보았다. 그는 “과거 한국교회가 어려운 시절 교회의 돌봄을 받고 자라 세계 선교를 짊어졌듯, 21세기 세계 교회의 부흥을 이끌 주역은 아프리카”라며 “아프리카 교회가 건강한 영적 리더십을 세울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함께 동역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 학장은 “우간다를 비롯한 아프리카 교회가 더 이상 선교사를 받는 교회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선교사를 파송하며 세계선교에 귀하게 참여하는 교회로 성장하는 날을 기대하며 사람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앤츠의 지난 30년은 학교 건물을 남기는 것보다 사람을 남기는 시간이었다. 한국에서 온 선교사에게 배운 학생이 목회자가 되고, 그 졸업생이 다시 교수로 돌아와 다음 목회자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는 학교의 모토가 한 세대를 지나 현지인에 의해 다시 이어지고 있다. 엔테베(우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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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의 상흔 남은 예루살렘 거리에 울려 퍼진 ‘어메이징 그레이스’



    3년째 같은 자리에서 이어진 찬양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에서 맺은 인연, 예루살렘 거리로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진행된 버스킹 찬양 예배 장면. 양종현 목사 제공
    “어메이징 그레이스, 하우 스위트 더 사운드 댓 세이브드 어 레치 라이크 미(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that saved a wretch like me)….”

    지난 16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시청 옆 포스트 호스텔 앞. 신디사이저 건반 위로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영어 소절이 흐르자 맑고 뜨거운 찬양이 거리로 번졌다. 노랫소리를 듣고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하나둘 발걸음을 멈추고 다가왔다.

    노랫소리가 스며든 거리에는 여전히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었다.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사진이 곳곳에 붙어 있었고, M16 소총과 기관단총으로 중무장한 남녀 군인과 사복 경찰이 삼엄하게 경계를 섰다. 팽팽한 긴장 속에서 건반 소리와 찬양은 평화를 바라는 기도처럼 울렸다.

    찬양은 자파 게이트와 중앙버스터미널, 마하네 예후다 시장 일대로 이어졌다. ‘위대하신 주(How Great Is Our God)’ 등이 울려 퍼졌다. 3년째 절기마다 같은 자리를 찾아온 사역팀을 알아본 일부 유대인과 아랍인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간혹 전통 유대교도들의 고성과 방해도 있었지만 노래는 멈추지 않았다. 유대인의 새해인 ‘나팔절’ 직후 디아스포라 유대인과 순례객이 예루살렘을 찾은 시기였다.

    국제 선교단체 어전트 하베스트 미션과 캐나다에서 현장 길거리 전도를 이끄는 선교단체 밴쿠버안디옥미션(대표 양종현 목사)이 연합해 마련한 버스킹 예배다. 사역은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됐으며 두 단체 소속 한국과 필리핀, 이스라엘 3개국 사역자 5명이 참여했다.

    양종현 목사 제공
    양종현 목사는 24일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일회성 방문이 아닌 3년간 절기마다 동일한 장소에서 찬양과 예배를 지속하면서 현지인들의 적대감과 경계심을 허물고 크리스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역은 전쟁의 상처가 깊은 땅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취지로 이뤄졌다. 양 단체는 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구호 현장에서 만난 인연으로 미전도 지역에서 함께 복음 전도를 펼쳐왔다. 양 목사에 따르면 사역팀은 다가온 이들에게 히브리어와 아랍어 전도지를 건넸고, 한 주간 300여명이 복음을 받아들였다. 양 목사는 자파 게이트에서 신분을 확인하러 온 사복 경찰에게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구약 예언 속 메시아 예수아를 전하러 왔다”고 설명하자 경찰들이 “환영하고 고맙다”며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진행된 버스킹 찬양 예배 장면. 양종현 목사 제공
    낮에는 다마스쿠스 게이트와 팔레스타인 골목에서 아랍어 전도지를 전했다. 양 목사에 따르면 한 팔레스타인 청년은 사역팀이 위험 지역을 벗어날 때까지 곁에서 보호하듯 동행했다. 양 목사는 “3년 전 발발한 비극적인 전쟁의 아픔과 슬픔 속에서, 하나님께서 유대인과 아랍인들의 바위같이 단단했던 마음 문을 여시고 영원 전 택하신 자녀들을 구원하시는 구원의 현장을 직접 목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낮에는 주변 시선 때문에 머뭇거리던 유대인 청년들도 밤이 되면 성경 속 나다나엘처럼 찾아와 마음을 열고 복음을 받아들였다”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아로 받아들이는 현지 청년들의 흐름은 이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목사는 “앞으로도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온전히 전해지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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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 대신 잡는 법을”… 우간다 두 마을, 손으로 일군 자립의 변화



    월드비전 가구 클러스터 통해 수공예·비누 생산…저축하고 가축 늘리며 취약 아동까지 돌봐

    박경수 하늘빛광성교회 목사가 우간다 왈랄라 마을에서 주민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보고 놀라워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우간다 음풍궤 왈랄라(Walala) 가구 클러스터. 주민들이 박경수 하늘빛광성교회 목사 일행에게 손으로 만든 매트와 바구니, 모자 등을 펼쳐 보였다. 실을 엮어 하나하나 만들어낸 수공예품이었다. 박 목사가 두툼한 수공예품을 만져보며 감탄했다.

    “와, 대단하다. 이거 하나하나…. 굉장히 튼튼한데요.”

    국민일보와 월드비전이 함께하는 ‘밀알의 기적’으로 우간다를 찾은 박 목사가 이날 만난 두 마을은 월드비전의 지원을 발판 삼아 주민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나려는 곳이었다. 왈랄라에서는 수공예품을 만들었고, 불량가다(Bulyangada)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세탁비누를 생산하고 있었다.

    10여 가구씩 손잡고 빈곤 탈출

    변화의 바탕에는 월드비전의 ‘가구 클러스터링(Household Clustering)’이 있다. 개별 가정을 각각 지원하는 대신 마을의 취약한 10~15가구를 하나의 소그룹으로 묶어 자립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음풍궤 27개 마을에는 현재 132개의 가구 클러스터가 조직돼 있다.

    주민들은 직접 리더를 뽑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소득 창출 사업을 찾는다. 월드비전은 기술 훈련과 재료 조달, 성경적 세계관(Empowered Worldview) 교육 등을 지원한다.


    우간다 왈랄라 마을의 한 아이가 자신이 제작한 공예품을 박경수 목사에게 보여주고 있다.
    왈랄라의 변화는 작은 저축에서 시작됐다. ‘왈랄라’는 ‘함께 손을 맞잡고 빈곤을 이겨내자’는 의미다.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매주 조금씩 돈을 모았다. 모은 돈으로 재료를 구입해 매트와 테이블 러너, 바구니, 모자 등을 만들어 마유게 등 시장에 내다 팔았다.

    수익은 다시 자산이 됐다. 닭을 사서 키워 팔고 그 돈으로 염소를 마련했다. 월드비전에서 배운 절약형 화덕을 만들어 장작 사용을 줄이고 집 주변에는 텃밭을 일궈 채소도 재배했다.

    자립은 이웃을 돌보는 데까지 이어졌다. 부모를 잃은 한 소녀에게 수공예 기술을 가르쳐 방과 후 매트를 만들어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푼돈 모아 세탁비누 생산

    불량가다 마을에 들어서자 또 다른 모습의 자립 현장이 펼쳐졌다. 이곳 클러스터 주민들은 직접 세탁비누를 만들고 있었다. 25가구가 참여하는 그룹은 2024년 9월 소액 저축 모임으로 출발했다. 참여 주민 30명 가운데 25명이 여성이다.

    월드비전의 기술 훈련을 받은 주민들은 저축한 돈으로 원재료를 구입해 비누 생산을 시작했다. 고가의 자동 설비 대신 나무로 만든 틀에 직접 배합한 재료를 부어 비누를 만든다. 완성된 비누를 보관하고 작업할 공간도 마련했다.

    저축액도 늘었다. 지난해 약 35만 우간다 실링을 모았던 그룹은 올해 36~39주 만에 약 118만 실링을 저축했다. 주민들의 목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30년까지 비누 성형 기계를 마련하고 생산 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목사는 주민들이 일하는 모습을 둘러본 뒤 “열심히 이 마을을 위해 비누도 만들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까 참 좋다”며 “비누 성형 기계도 마련하고 큰 비누 공장도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들었다. 한국에 돌아가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우간다 불량가다 마을의 리더가 박경수 목사에게 주민들이 제작한 비누를 보여주고 있다.
    번 돈으로 아픈 아이 돌봐

    두 마을의 변화가 소득 증가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었다. 불량가다 클러스터는 비누 판매와 저축으로 마련한 돈 일부를 마을의 취약 아동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는 장애와 질병 등으로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아동 5명이 있다. 주민들은 이들의 치료비와 병원 이송비, 학비 등을 돕고 있다. 자신들도 넉넉하지 않지만 함께 번 돈으로 더 어려운 이웃을 돌보기 시작한 것이다.

    월드비전의 가구 클러스터 사업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곳도 아이들이다. 가정에 일거리가 생기고 소득이 늘어야 아이가 끼니를 해결하고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음풍궤에서 가정의 자립과 아동 후원을 함께 추진하는 이유다.

    왈랄라 마을에는 53가구와 아동 148명이 살고 있으며 이 가운데 48명이 월드비전 결연 후원을 받고 있다. 불량가다에도 101명의 아동이 살고 있으며 26명이 결연 아동이다.


    박경수 목사가 24일 우간다 불량가다마을 주민으로부터 비누를 선물받고 있다.
    도움받던 주민에서 이웃 돕는 주민으로

    두 마을에서 확인한 변화의 공통점은 주민들이 지원을 기다리는 데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작은 돈이라도 함께 저축하고 기술을 배워 물건을 만들어 팔았다. 수익으로 닭을 사고 다시 염소를 마련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여력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아픈 이웃을 돌보는 힘이 되고 있었다.

    월드비전 현지 관계자는 “가정에 일할 거리가 생기고 소득이 생길 때 비로소 아이들이 밥을 굶지 않고 안전하게 학교에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공예품 하나에서 시작한 왈랄라 주민들은 이제 가축을 키우고 있었고, 푼돈을 모으던 불량가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비누를 만들고 더 큰 생산시설을 꿈꾸고 있었다.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맞잡은 주민들의 손이 자신들의 가정을 넘어 마을의 아이들을 붙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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