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12:20-33/ 떨어지는 밀 한 알 / 한경직 목사 2014-08-27 12:16:30 read : 18604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부산 영락교회는 지난 3월 1일 오후 2시에 창립 20주년 기념식을 아주 성대히 거행하였습니다. 또 그날 저녁부터 지난 금요일 오전까지 특별집회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지금 부산 영락교회는 고현봉 목사님의 지도 아래 여러 당회원들과 여러 집사들, 또 온 교우가 한마음 한뜻 되어서 교회를 봉사하는 것을 볼 때에 마음이 대단히 기뻤습니다. 부산 영락교회는 앞으로 크게 발전될 줄 기대합니다. 또 그 앞에 있던 터도 넓게 사서 넓혀서 아주 마당이 넓어졌고, 또 제가 듣는 대로 20주년 기념 헌금도 1,500만 원 이상 이미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여러분께서 계속해서 부산 영락교회가 발전되기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미 읽은 말씀 가운데서 요한복음 12장 24절을 제가 다시 봉독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지금은 사순절 기간으로써 특별히 주님의 최후 주간의 말씀을 하나 생각하고자 합니다.
명절에 예배하러 올라온 사람 중에 헬라인 몇 사람이 있었는데, 그들이 예수님의 제자 빌립에게 가서 예수를 좀 뵈옵기를 청한 것입니다. 빌립이 안드레에게 이 말을 하고, 같이 예수님께 나아가서 이 사실을 주님께 고하였습니다. 헬라인 몇 사람이 와서 주님을 뵙기를 원합니다. 이 말씀을 들으신 주님은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인자의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주님은 흔히 평범한 사실에서 깊은 인생의 진리를 찾아내어서 가르쳐 주십니다. 여기에는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을 통하여 자기가 장차 걸으려는 길을 말씀하시며, 또한 우리가 꼭 배워야 할 진리를 가르쳐 주시는 것입니다.
주님은 몇 헬라 사람을 통해서 장차 자기에게 모여올 수다한 이방 사람을 미리 보신 것입니다. 또한 그것은 자기가 먼저 십자가에서 만민을 대속하기 위하여 죽어야 할 것을 미리 보시는 것입니다. 이 시간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원리를 잠깐 생각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축복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먼저 자연계와 이 원리에 대해서 잠깐 생각하고자 합니다.
농부가 아닐지라도 이 원리는 누구나 다 아는 것입니다. 밀 한 알이 그냥 있으면 언제나 한 알 그대로 있습니다. 애굽의 금자탑 속에서 밀알 몇을 발견한 일이 있는데, 5,000여 년간이나 그냥 있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밀을 땅에 심었더니 많은 수확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밀은 땅에 떨어져야 합니다. 흙에 묻혀야 합니다. 그래야 그 속에서 새싹이 나고 자랍니다. 열매를 맺습니다. 많은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밀은 땅에 떨어짐으로써만 많은 결실을 맺습니다. 이것은 밀만이 아닙니다. 모든 곡식이 그러합니다. 벼가 그러하고, 콩이 그러하고, 팥이 그러하고, 강냉이가 그러하고, 모든 곡식이 그런 것입니다.
곡식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다른 나무와 식물도 역시 그렇습니다. 도토리가 그냥 있으면 그냥 한 알대로 언제나 남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떨어져서 땅에 묻히면 여기서 싹이 나고 큰 나무로 자랄 뿐 아니라, 많은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사과나무도 그러하고, 복숭아나무도 그러하고, 백과(百果)가 다 그러한 것입니다. 가을날 황금 물결이 비치는 곡식밭을 바라볼 때에 우리는 땅에 묻힌 이 밀 한 알들을 기억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밀 한 알의 무덤 위에 그렇게 많은 결실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일 보는 너무나 평범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또한 뜻 깊은 진리가 여기에 숨어 있습니다. 다음에 그리스도에 대한 생활과 이 원리를 우리가 계속해서 생각하여야 되겠습니다.
그리스도는 이 평범한 사실에서 그의 생활 원리를 발견하였습니다. 곧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이 되기를 결심하신 것입니다. 물론 그리스도의 지상 생활을 통하여도 그는 위대한 공헌을 하셨습니다. 그의 위대한 인격의 감화, 그의 진리의 교훈, 그의 크신 이적, 그의 사랑과 모든 행동은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직 유대 나라 안에 거의 국한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셔서 죽으시고 3일 만에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그 후에 오순절이 이르렀고, 3,000명이 하루에 회개를 하게 되었고, 그 수가 며칠 안 되어 5,000명으로 증가되었고, 그뿐 아니라 사마리아와 수리아, 안디옥, 전 로마제국과 아니 전 세계에 복음이 확포(擴布)되어 많은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문자 그대로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이었습니다. 이렇게 땅에 떨어져 죽으시므로 많은 열매를 맺으셨습니다. 예수는 이 원리 그대로 사시고, 죽으시므로 이 원리 그대로 많은 열매를 맺으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말씀은 단순하고도 확실한 보편적인 진리 한 가지를 우리에게 분명히 가르쳐 주십니다. 곧 많은 결실의 비결은 희생에 있습니다. 먼저 땅에 떨어져야 합니다. 죽어야 합니다. 희생하여야 합니다. 오직 희생만이 많은 결실의 비결입니다.
지난 주간, 제가 부산에 있을 때에 한 오후에 집회를 마치고 여관에 돌아왔는데 어떤 중년 부인이 한 분 찾아와서 꼭 만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들어오라고 하였더니 그는 작은 선물을 가지고 와서 주면서 자기의 사정을 말하였습니다.
그는 6?25때 남편을 잃고 7살과 5살 되는 두 아이를 데리고 갈 곳이 없어서 허덕이던 중에 마침 부산에 ‘다비다 모자원’이 설립이 되어서 그곳에 들어와서 10여 년을 있으면서 두 아들을 길렀는데, 그동안 많은 고생을 하였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은 맏아들이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였고, 지금 둘째 아들도 거의 대학을 졸업하게 되어서 이제는 아무 염려가 없노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부산에 모자원을 세워 주셔서 너무 감사해서 잠깐 찾아뵈러 왔노라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이 어머니의 말을 조용히 들을 때에 그의 과거 20년간에 그가 당할 수밖에 없었던 고독과 빈궁과 눈물과 희생의 생활을 회상할 수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이 어머니는 두 아들을 위해서 청춘도, 향락도, 사치도, 허영도, 모든 것을 희생한, 말하자면 땅에 떨어진 한 알의 밀이었습니다.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을 가진 어머니가 있는 가정은 반드시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이런 어머니가 있는 가정은 귀한 자녀를 옳게 길러서 교회와 사회를 위하여 크게 봉헌하는 것입니다. 가정에도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을 가진 어머니, 이러한 정신을 가진 아버지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야 그 가정이 많은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가정만이 아닙니다. 모든 기관이 그러합니다. 가령 남한에 근 500에 달하는 고아원이 있는 줄 생각합니다. 이런 사회사업기관에서 많은 불행한 어린이들이 지금 자라고 있습니다. 대체로 외원단체와 국고보조로 최소한도의 식생활은 문제가 없는 줄 생각됩니다.
그러나 요컨대 문제는 이 아이들을 바로 기를 만한 원장들과 보모들이 있느냐, 거기에 있습니다. 곧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을 가진, 다시 말하면 이 어린이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려는 직원들이 얼마나 되는가? 요컨대 문제는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육신을 기르기는 과히 어렵지 아니합니다. 그러나 어린이를 사람으로 기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희생적 사랑이 필요한 것입니다.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을 가진 사회사업가가 오늘날 한국에서 요구되는 것입니다.
사회 시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학원이 역시 그러합니다. 지금 남한에 공립, 사립 많은 학교가 있습니다. 국민학교(초등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중고등학교, 대학교가 무수히 있습니다. 물론 학교를 경영하는 데는 재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닙니다. 학교는 다만 지식과 기술만 가르치는 곳은 아닙니다. 온전한 사람을 만드는 곳입니다. 이런 교육기관이 되려면 지식과 기술이 많은 교사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참으로 학생을 위하여 자기의 전생명을 바치려는, 다시 말하면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을 가진 교육가가 필요합니다. 수많은 남한의 학교에서도 이 밀 한 알의 정신을 가진 교육가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교육기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교회가 역시 그렇습니다. 일찍이 교부 터툴리안은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종자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순교자의 흘린 피 위에 교회를 성장시켜 온 것이 역사적 사실입니다. 그런데 순교는 한 번의 피를 쏟아 주님의 제단에 바치는 것뿐만은 아닙니다. 사도 바울은 일찍이 말하였습니다. “나는 매일 죽노라” 곧 매일의 순교가 있습니다. 매일매일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을 가지고 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교역자, 장로, 권사, 집사, 교회를 봉사하는 청년들이 많은 교회는 자연히 열매를 맺습니다. 부흥합니다. 발전합니다. 일하는 교회가 됩니다.
저는 지난 금요일 부산에서 고속도로로 자동차를 타고 올라오면서 지금 남한에는 웬만한 부락에는 거의 교회가 있음을 보고 감사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생각되는 것은 ‘이 교회마다 참으로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을 가지고 복음을 전파하며 농촌을 지도하는 교역자가 있으면, 우리 한국이 얼마나 큰 축복을 받겠는가?’를 또한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한국의 농촌과 농촌교회는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을 가진 일꾼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특별히 청년들은 깊이 들으시기를 바랍니다.
교회뿐이 아닙니다. 우리 국가가 역시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을 가진 일꾼들을 부릅니다. 사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 남한에서 이만큼이라도 자유가 확보되고 경제가 발전되며 평화로운 생활을 하게 된 것은 우연히 된 것이 아닙니다. 땅에 떨어진 밀 한 알들의 희생의 열매인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러분 6?25사변을 회상하여 보세요. 이 땅에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젊은 생명들이 희생되었습니까? 한국의 청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자유 우방 16개국의 많은 청년들의 곧 땅에 떨어진 밀 한 알들의 무덤 위에, 말하자면 이 자유의 꽃은 지금 피고 있는 것입니다.
일찍이 영국에서 신교 자유에 대한 큰 핍박이 있을 때에 그때 영국 교회의 감독으로 있던 레티모라고 하는 분이 화형장에 끌려 나가면서 같이 순교하며 나가는 교우에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형제 리들리여”, 그건 사람의 이름이올시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는 오늘 영국에서 영원히 끌 수 없는 촛불의 불을 붙입니다.” 그는 화형장에서 불로 사라질 것을 생각하면서 이것은 영원히 끌 수 없는 자유의 불길로 생각한 것입니다. 그 촛불은 자유의 촛불입니다. 이런 희생, 이런 순교, 곧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을 통하여 신교 자유의 촛불은 지금까지 빛나는 것입니다.
십자가가 없는 곳에 면류관은 없습니다. 희생이 없는 곳에 열매는 없습니다. 오직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묘지 위에만 진리, 자유, 평화, 번영, 그리고 앞으로의 국토통일의 열매도 맺힐 것입니다.
사실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생활 원리입니다. 우리는 어떤 직장에서 무슨 책임을 맡았든지 이 정신을 가지고 일을 할 것입니다. 생명을 얻고자 하는 자는 잃을 것이요, 자기 생명을 주를 위하여, 의를 위하여 잃는 자는 얻을 것입니다.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존하리라고 주님은 친히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관청도 이런 정신을 가진 공무원들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회사들도 이러한 정신을 가진 사무원들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공장들도 이런 정신을 가진 직공들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군대가 이런 정신을 가진 군인들을 요구합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우리의 가정이나 우리의 사회사업기관들도, 우리의 학교들도, 우리의 교회가 이러한 정신을 가진 일꾼들을 요구합니다. 이런 일꾼들을 통해서만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입니다.
금년에 졸업하는 졸업생들은 특별히 명심해서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달이 바로 반공방첩의 달입니다. 지난 1월 23일 속초에서 서울로 오던 비행기를 납치하려던 괴한을 덮쳐서 60여 명의 승객의 납북을 저지한 전명식 기장 같은 이는 문자 그대로 남에 떨어진 한 알의 밀입니다. 우리가 어디서 무슨 직분을 맡았든지 이와 같은 정신을 가지고 내 책임을 다하면 모든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입니다. 우리 국민 하나하나가 다 이러한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을 가지고 살면 모든 문제는 자연히 해결되고, 이 땅에 자유와 번영과 평화와 통일의 큰 결실이 맺힐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순절을 당해서 주님의 생활 원리, 이 십자가의 원리, 곧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을 보아서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교회에서나 어디에서나 이 정신으로 살고 이 정신으로 죽어야 하겠습니다. 기도하십시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면 그냥 한 알대로 있고,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주님의 음성을 저희들이 다시 한 번 분명히 들었습니다. 이것이 주님의 생활의 원리요, 이것이 십자가의 원리요, 이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생활의 원리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이기고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순절을 기해서 주님의 이 교훈을 우리가 분명히 배워서 작은 규모로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땅에 떨어지는 밀 한 알의 정신을 가지고 내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저희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래서 우리가 우리 교회를 바로 지키고, 우리나라를 바로 지키고,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교회와 공헌할 수 있는 나라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 받들어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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