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9:10-19/ 택한 나의 그릇 / 한경직 목사 2014-08-26 14:08:34 read : 14916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성가대원들에게 감사함을 드립니다. 이 주일과 다음 주일이 아마 제일 해가 짧은 그런 주일인데 이렇게 일찍이 나와서 좋은 노래 불러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미 읽은 말씀 가운데서 사도행전 9장 15절을 제가 다시 한 번 읽습니다. “주께서 가라사대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사도행전 9장에는 유명한 사도 바울의 회개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본래 바리새파요, 아주 열성분자로서 오직 모세의 율법을 문자적으로 지켜야 구원을 얻는 줄 광신하고, 그 맹목적인 신앙 가운데 당시에 새로 일어나던 기독교를 핍박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에서도 많은 그리스도인을 옥에 가두었고, 다메섹에도 믿는 이가 있다고 하는 말을 듣고 역시 구속하기 위해서 가다가 거의 다 가서 큰 빛 가운데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때부터 온전히 변해서 새 사람이 된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아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서 이 젊은 사람 사울은 그때 밝은 빛에 눈이 상해서 눈을 보지 못하고, 다메섹의 어떤 유대 사람의 집에 우거하면서 기도만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때에 다메섹에 있는 잘 믿는 아나니아라고 하는 사람에게 환상 가운데서 주님께서 나타나 이 젊은 사람 사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네가 가서 그 청년을 도와주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나니아는 이 사울이 어떻게 교회를 핍박한 이야기를 이미 들은 사람이라 좀 주저했습니다.
그때에 주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전하기 위해서 택한 나의 그릇이라” 여기에서 ‘택한 나의 그릇’이란 말이 있습니다. 주님의 이 말씀을 중심해서 오늘 아침 잠깐 생각할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축복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먼저, 여기에 인간을 한 그릇에 비유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구약 예레미야 18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선지자 예레미야를 인도하셔서 한 토기장이의 집으로 가서 토기장이가 진흙으로 여러 가지 그릇을 만들며 또 만들다가 혹 파상하면 다시 만드는 것을 보여주시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나 여호와가 이르노라 이스라엘 족속아 이 토기장이의 하는 것같이 내가 능히 너희에게 행하지 못하겠느냐 이스라엘 족속아 진흙이 토기장이의 손에 있음 같이 너희가 내 손에 있느니라” 하나님은 한 토기장이요, 인간은 그가 만드신 그릇들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창조주시요, 인간은 그 손으로 만드신 하나의 그릇, 곧 피조물입니다. 그릇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또 모양도 다릅니다. 크고 작은 그릇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각각 다릅니다. 성품도 다르고 재능도 다릅니다. 그릇을 각각 다르게 만드는 것은 쓰고자 하는 목적이 각각 다른 까닭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인간을 각각 다르게 지으신 것도 그 쓰시고자 하시는 목적이 각각 다른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그릇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목적은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그릇을 만든 인간에게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목적도 인간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을 지으신 하나님에게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매일 읽는 성경 요리문답 제 1문에 ‘인간의 제일 큰 목적이 무엇이뇨?’ 하는 문제의 대답은 ‘인간의 제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영원히 즐거워하는 것이니라.’ 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의 최고 목적은 그 자신의 향락이나 영광에 있지 아니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고 그에게 영광을 돌리는 데 인간 최대의 사명이 있음을 기억하고 살아야 일생을 헛되이 살지 아니합니다. 인간은 지으심을 받은 한 그릇임을 잊지 않고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둘째는, 여기에 ‘택한 나의 그릇’이란 말이 있습니다.
많은 그릇들 가운데서 여기 말대로 택한 나의 그릇들이 있습니다. 곧 특별히 택함을 받아 하나님께 속하는 그릇들이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 믿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신명기 7장 6절에 “너는 여호와 네 하나님의 성민이라” 선택을 받은 백성이라.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지상 만민 중에서 너를 자기 기업의 백성으로 택하셨느니라”고 하였습니다. 여러 백성 가운데 이스라엘 백성을 특별한 목적으로 쓰시려고 이미 택하셨던 것입니다.
에베소서 1장 3절 이하에는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주시되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느니라” 기록하셨습니다.
곧 우리 믿는 이들은 하나님의 특별하신 목적으로 택함을 받은 그릇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주님께서도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과실을 맺게 하고 또 너희 과실이 항상 있게 하여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니라” 주님께서 친히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고린도전서 1장 27절에는 그 택하신 목적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에 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느니라”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하나님께서는 일찍이 모세를 택하셨고, 예레미야를 택하셨고, 베드로를 택하셨고, 바울을 택하셨고, 세기를 통해서 모든 믿는 이들을 택하셨고, 또 여기 앉은 우리를 택하셨습니다. 일전에 <타임> 잡지를 보니 미국에서 허슬러(Hustler)라고 하는 그 좋지 못한 퇴폐풍조를 강조하는 음탕한 잡지를 발행해서 많은 돈을 모은 래리 플린트(Larry Flynt)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분이 카터 대통령 누님에게서 전도를 받아 회개하고, 앞으로는 미국의 모든 청소년들을 선도하기 위해서 그 잡지의 내용을 변경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하는 기사를 읽어 보았습니다. 그러한 이도 이제는 하나님의 택한 그릇이 된 것입니다.
사도 베드로가 우리 모든 신자들에게 주신 말씀을 들으세요.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우리 믿는 이들은 하나님의 택함을 받아 하나님께 속하는 택한 나의 그릇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택하신 것은 우리를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와 그 몸 된 교회와 또 우리 민족과 세계를 위해서 이루시고자 하시는 일들이 있는 까닭입니다. 택한 그릇이 된 우리는 그 일을 꼭 해야 합니다. 택함을 받은 그릇의 사명을 다해야 합니다.
셋째는, 택함을 받은 하나님의 그릇으로서 그 사명을 감당하려고 하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그릇은 깨끗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그릇은 말하자면 생명수를 혹은 생명 양식을 담는 그릇입니다. 청결해야 할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도 마음이 청결한 자가 복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손이 깨끗하며 마음이 청결해야 여호와의 산에 오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둘째는 하나님의 그릇은 금이 가서는 안 됩니다. 깨어지지 아니해야 합니다. 택한 그릇은 온전해야 합니다. 옛날에도 흠 있는 짐승은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로 쓰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택함을 받은 하나님의 그릇은 금이 가지 않도록 모든 일에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셋째는 하나님의 그릇에 항상 가득이 담겨 있을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곧 믿음, 소망,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그릇은 언제나 믿음으로 충만하고, 소망으로 충만하고, 사랑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령으로 충만하여야 합니다.
초대 예루살렘교회에서 처음으로 택함을 받은 일곱 집사들은 모두 믿음과 성령이 충만하였다고 합니다. 이 주간에 본 교회에서도 장로와 집사의 안수식이 있습니다. 성령과 믿음이 충만해야 합니다. 택함을 받은 하나님의 그릇들은 그 생활이 진실하고, 성결하고, 사랑, 공의, 온유, 겸손, 근면, 절제로 빛나야 합니다. 고려청자 혹은 백자와 같이 언제나 빛나는 그릇이 되어서 어느 직장, 어디서나 그 빛을 발하는 그릇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특별히 크리스마스 계절입니다. 이러한 복된 계절에 하나님께서 그 택하신 그릇들을 통하여 무엇을 하시기를 원하실 것인가? 이런 점도 우리가 기억해야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잃은 자를 찾아 구원하시기 위해서 오셨다고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무엇보다도 복음 전파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개인으로도 그렇고, 단체 모든 행사에도 역시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특별히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시고, 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헐벗은 자에게 입을 것을, 그리고 모든 환난 당한 이들과 외로운 이들과 불우한 이들을 돕기 위해서 오신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택함을 받은 하나님의 그릇들은 먼저 이러한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어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금년에 특별히 감사한 것은 큰 풍년도 들었고, 쌀도 많이 거두었습니다. 듣건대, 쌀 막걸리도, 또 약주도 많이 빚은 모양입니다. 또 연말에 보너스도 받을 것입니다.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이러한 사랑과 평화의 거룩한 계절이 오히려 소란과 방탕과 음란과 온갖 퇴폐풍조가 휩쓰는 기회가 될까 두렵습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택함을 받은 하나님의 그릇들은 어디서든지 경건과 성결과 절제와 봉사의 빛을 발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이 연말연시가 실로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만한 계절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드리고 싶은 것은, 혹 우리 가운데 한 분이라도 내 자신을 스스로 살필 때에 ‘나는 깨끗지 못하다. 나는 금이 간 그릇이다.’ 하는 느낌을 가지신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주님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은 더러워진 그릇을 깨끗게 하기 위하여 오셨습니다. 금이 간 그릇을 온전케 하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이 시간 온전히 주님께 몸과 마음을 맡기시기를 바랍니다. 혹 처음 오신 분이라도 과거는 온전히 청산하고, 주님을 마음 속에 영접하세요.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는 약속하신 그대로 우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게 하실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처럼 희게 하실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하나는 택함을 받은 하나님의 그릇입니다. 기도합시다.
아버지의 은혜를 무슨 말로 다 감사하여 드릴지 알 수 없습니다. 저희들이 다 연약하고 부족하오나 하나님께서 저희들을 먼저 사랑하시고 저희들을 부르시고 저희들을 택해서 아버지의 그릇을 삼아 주셨습니다. 우리가 이와 같은 은혜를 언제나 잊지 말고 아버지의 택함을 받은 그릇으로서 아버지께서 나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시는 모든 일들을 우리 교회를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한국의 경제를 위해서, 민족 전체를 위해서, 아니 세계를 위해서 감당할 수 있는 저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는 이 엄숙한 사실을 언제나 기억하고 택함을 받은 하나님의 그릇으로서 언제나 우리 생활을 삼가고 깨끗이 지키고 금이 안가도록 지켜서 하나님 쓰시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이런 그릇으로 지킬 수 있는 은총까지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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