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12:1-8/ 눅10:38-42/ 신앙의 향기 / 한경직 목사 2014-08-25 20:42:07 read : 18144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예루살렘에서 동남향으로 약 5리쯤 가면 감람산 동편 기슭에 한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베다니라고 부릅니다. 비록 작은 마을이나 널리 알려졌습니다. 거기는 마르다와 마리아 그리고 그 오라비 나사로의 가정이 있었으며, 또 주님께서 마지막 주간에 이 가정을 종종 방문한 까닭입니다. 이 시간 특별히 베다니에 살던 마리아의 신앙을 생각하고자 합니다.
Ⅰ. 배우는 신앙
누가복음의 기록을 보면 예수께서 그 가정을 방문하실 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르다는 주님을 위하여 음식을 준비하기에 바빴고, 그러나 그 동생 마리아는 주의 발아래 앉아 그의 말씀을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두 자매가 다 같이 주님을 사랑했고 봉사하였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특별히 주의 말씀을 듣고 배우는 데 열중한 모습이 보입니다. 이것이 마리아의 신앙생활의 한 특색인 듯싶습니다. 일도 귀하지만 그보다도 더 귀한 것은 배우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먼저 배워야 일도 바로 하고 효과 있게 합니다. 먼저 진리를 알아야 바르게 행동합니다. 잘못된 길로 나가지 아니합니다.
사도 바울이 당시 유대인들에 대하여 말할 때에 그들은 열심은 있으나 지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였습니다. 한국 교회는 열심이 있는 교회입니다. 또 일도 많이 하는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약점 가운데 하나는 지식이 부족한 점이 아닌가 합니다. 성서적 지식이 부족하여 온갖 사이비 종파와 이단적인 사상에 미혹되는 이들이 적지 않은 듯싶습니다. 그러므로 여호와의 증인이니 전도관이니 통일교 등등 각종 그릇된 종파에 너무나 쉽게 끌려갑니다.
열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성서적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이 지식은 성경을 배우는 데서 옵니다. 한국 교회는 눈감고 손뼉치기에 열중하는 부흥회보다도 조용히 성경을 공부하던 한국 초대교회로 돌아가야 방향을 옳게 잡을 것 같습니다. 오해하지는 맙시다. 마르다의 봉사를 절대로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배우며 봉사하고 배우며 전도하는 신앙이 더 건전합니다.
Ⅱ. 바른 선택을 할 줄 아는 신앙
또한 누가복음에 기록된 대로 음식을 준비하기에 분주하던 마르다는 주님께 와서 “주님, 동생이 모든 일을 제게만 맡겨서 너무 바쁩니다. 좀 도와주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때에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너는 별것을 가지고 다 걱정하는구나. 꼭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그것을 누가 빼앗을 수 있겠느냐?” 여기에서 주님은 마리아는 좋은 편을 택하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편을 택할 줄 아는, 곧 분별력이 있는 신앙은 실로 귀합니다. 여기에는 사고력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야곱과 에서의 이야기를 잘 압니다. 사냥을 좋아하는 에서가 종일 산에서 헤매다가 저녁에 돌아오니 물론 매우 시장하였을 것입니다. 그때에 마침 동생 야곱은 들에서 붉은 팥죽을 쑤고 있었습니다. 허기진 에서는 그 붉은 것을 좀 달라고 요구하였지요. 그때에 꾀 많은 야곱은 곧 대답하기를 “형님 그 장자의 명분을 내게 주세요. 그러면 이 팥죽을 올리리다.” 그때에 에서는 장자의 명분과 팥죽 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되어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에서는 장자의 명분보다도 팥죽 한 그릇을 택한 어리석은 사람으로 역사에 남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룻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압니다. 룻은 본래 이방나라 모압의 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성경의 한 책을 이루었습니다. 곧 ‘룻기’입니다. 베들레헴에 살던 한 가정이 흉년을 만나 멀리 모압으로 가서 살게 되었는데, 그 집에는 두 아들이 있어 자연히 모압 여자들과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불행하게도 그 집주인이 먼저 죽고 또 수년 후 아들 둘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 결국은 어머니 나오미와 오르바와 룻이라고 하는 두 며느리만 남게 되었습니다.
늙고 외롭게 된 나오미는 고향이 그리워 고국을 향하여 떠나게 되니 두 며느리도 눈물을 흘리며 뒤를 따랐습니다. 얼마쯤 가다가 나오미는 두 며느리에게 눈물과 함께 간곡히 그들의 장래를 위하여 돌아가라고 권고하였습니다. 그때에 오르바는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룻은 끝까지 나오미를 따라 베들레헴까지 온 이야기 우리는 다 잘 기억합니다. 고향으로 돌아갈까, 끝까지 나오미를 따라갈까, 그 두 갈래길에서 룻은 좋은 편을 택하였습니다. 이 선택이 결국은 룻으로 하여금 오늘 우리가 아는 룻으로 만든 것입니다. 좋은 편을 택할 줄 아는 지혜야 말로 신앙생활에 있어서 아주 귀합니다.
주님께서도 산상보훈에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고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더하여 주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선순위를 바로 택할 줄 아는 신앙생활은 매우 귀합니다.
교회 일에도 이 우선순위가 있는 줄 압니다. 한국 교회로서 제일 먼저 할 일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무엇보다도 5천만의 복음화운동일 것입니다. 이 목적을 빨리 달성하는 길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물론 온 교회가 복음 전파에 힘써야 될 것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전도하여야 하겠습니까? 그것은 주님의 말씀대로 우리는 사람을 낚는 어부들인데 물고기를 많이 잡으려면 먼저 물고기가 많은 데로 가서 그물을 던져야 합니다.
물고기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있습니다. 첫째는 군대, 둘째는 학원, 셋째는 공장입니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는 어디보다도 먼저 군대전도, 학원전도, 공장전도에 힘을 써야 합니다. 또 현대의 모든 장비를 이용해야 합니다. 매스컴 전도가 필요합니다. 곧 문서전도, 방송전도가 필요합니다. 좋은 편을 택할 줄 아는 지혜, 우선순위를 바로 정할 줄 아는 신앙생활과 교회 봉사는 한국 교회에 있어서 실로 절실히 요구되는 바입니다.
Ⅲ. 사랑과 전적 헌신의 신앙
오늘 읽은 요한복음 12장에는 마리아의 신앙의 최고봉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유월절 엿새 전에 이 베다니 마을에서 주님을 위한 한 작은 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에 마리아는 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머리와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씻으니 향유 냄새가 온 집에 가득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옛날 유대 풍속에는 지극히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에는 향유를 붓는 풍속이 있은 모양입니다. 옥합에 넣은 향유 가격이 300데나리온이나 되었다고 하는데, 그때 노동자 하루의 품값이 한 데나리온 이었다고 합니다. 만일 마리아가 바느질을 하여 이 돈을 모았다고 하면, 300일 곧 거의 1년이나 일을 하였을 것입니다. 이렇게 귀한 향유를 왜 예수께 부었을까요? 가룟 유다가 비평한 것처럼 왜 낭비하였을까? 또 이 일은 누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무슨 칭찬을 받으려고 한 일도 아니고, 또한 무슨 더 큰 축복을 받으려는 생각에서 한 일도 아님이 분명합니다.
그러면 무엇이 그로 하여금 이런 일을 하게 하였을까요? 한마디로 이 일은 그의 믿음과 사랑입니다. 마리아는 예수는 참으로 하나님께서 세상에 보내신 메시아임을 믿었습니다. 더욱이 나사로를 다시 살리시는 큰 이적을 보고 예수는 과연 부활과 생명의 주님이심을 믿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주님을 참으로 사랑하였습니다.
참 사랑에는 이해타산이 없습니다. 모든 것을 바치고 싶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주님께 그러한 향유를 부을 뿐더러 여자에게는 생명이라고 하는 그 머리털로 주님의 발을 씻겼습니다. 곧 생명 전체를 온전히 주님께 바친 것입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첫째는 마리아는 주님을 왕으로 높이신 것입니다. 예수는 만왕의 왕으로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할 터인데 누군가가 그 머리 위에 기름을 부어야 합니다. 그 특권이 주님을 가장 사랑하는 이 마리아에게 자기도 모르게 하나님의 크신 경륜 가운데서 부여된 것입니다. 얼마나 큰 영광입니까?
둘째는 주님이 친히 말씀하신 대로 주님의 장사를 미리 향유를 부어 준비하였습니다. 만민의 죄를 대속하기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실 그 몸을 향유로 감싸 그 장사를 미리 준비한 일입니다. 생각하면 얼마나 귀한 일입니까? 이런 특권이 또한 마리아에게 부여되었습니다.
셋째는 향유 냄새 곧 향기가 온 집안에 가득하였다고 합니다. 사실 마리아의 신앙의 향기는 세기를 통하여 오늘날까지 온 세계에 가득한 것이 아닙니까?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그리고 예수님 말씀 그대로 마리아의 이 이야기는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또한 들리게 되었습니다. 하늘나라에서의 축복은 말할 것도 없고 이 세상에서도 마리아의 받는 축복은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Con.
봄 동산에 꽃이 만발하고 향기가 가득하면 벌과 나비는 부르지 않아도 사방에서 모여듭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의 꽃동산입니다. 여러분 하나하나가 이 마리아의 신앙을 본받아 이 교회 안에 믿음과 사랑과 봉사와 희생과 헌신의 향기가 가득하면 이 교회는 자연히 부흥합니다. 이 외롭고 쓸쓸한 세상에 사는 메마른 영혼들은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기쁨과 화평을 맛보기 위하여 벌처럼 나비처럼 모여들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이 마리아의 신앙의 후계자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여러 자매님들은 이 마리아의 신앙의 향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