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현 21C목회연구소 소장이 지난 5일 충남 당진 삼봉감리교회 신년축복부흥성회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다. 21C목회연구소 제공
칼 바르트는 1911년 7월 3일 스위스의 공업도시 자펜빌의 작은 교회에서 첫 설교를 이렇게 했다. “저는 목사이기 때문에 하나님을 전하는 게 아닙니다. 반드시 하나님을 전해야 하기 때문에 목사가 된 것입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다음 그는 첫 목회를 하며 목사로서 실패한 기억을 떠올리면 고통스럽다고 고백했다.
목사는 누구든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겪는다. 교인 수가 감소하고 헌금이 줄어들고 리더십이 약화되면 절망의 상태로 탈진한다. 목사의 탈진은 목회에 직접 영향을 주고 사역 좌절, 방향 상실, 교회 침체로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다. 더구나 목사의 탈진이 장기간 지속하면 우울증 피해망상 대인기피 정신분열이라는 치명적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나는 21C목회연구소 사역을 하면서 많은 목사를 매일 만난다. 대화의 주제가 대부분 목회 관련 내용이어야 하는데 서로 자신의 목회나 교회 이야기는 의도적으로 피하며 일상적이며 가볍고 편안한 얘기를 선호한다.
그러다 목회적 고민과 어려움에 대해 말을 꺼내면 대화는 중단되고 서로 자리를 뜬다. 목사들은 왜 목회에 관한 진지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피하는 것일까. 탈진된 자신의 모습을 비롯해 목회를 하면서 겪는 아픔과 상처를 들춰내는 것이 창피하고 자존심 상해 마음을 닫기 때문이다.
목사는 왜 탈진하는가, 탈진의 원인과 회복 대책은 무엇인가, 한국교회가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 목회자들이 고민하고 기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등 3가지를 심도 있게 다루고 진단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첫째,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라. 목사에게 교회는 최우선 순위에 있으며 사실상 전부이다. 교회 사역보다 더 중요하고 긴급한 일은 없다. 주님이 교회를 세우라고 부르실 때(마 16:18) 목사는 교회의 크고 작음, 도시와 농촌, 부와 가난, 과거나 미래를 넘어 기필코 자신을 바치려고 올인하게 된다.
그러나 다양한 사람이 모인 교회는 교회의 본질이나 가치보다 눈에 보이는 목회적 결과에 따른 평가가 종종 이뤄진다. 이때 목사는 도의적 책임을 느끼며 매년 답보되는 상황에 좌절감을 느낀다. 그러나 대형교회가 되기를 원하고 큰 건물이나 넓은 주차장, 교인 수와 재정의 폭발적 증가만을 추구한다면 결국 그 교회와 목사는 정상적 과정을 무시하게 된다. ‘선교사 열전’의 저자 루스 A 터커가 말한 ‘계산기를 두드리는 교회’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목사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컨설턴트, 마케팅을 잘하는 아이디어맨이 아니다. 성경적 교회, 건강한 교회, 교회다운 교회를 세우기 위해 말씀을 가르치고 기도하며 몸으로 헌신하는 과정을 충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결과는 이런 과정의 산물이지 평가의 기준이 아니다.
둘째, 성공이 아닌 소명에 집중하라. 목사들의 언어에서 경쟁과 생존, 성장과 부흥, 만족과 행복의 개념들이 발견된다. 목회에서 성공하겠다는 인식이 강하다. 본인이 어렵게 교회를 개척해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를 내면 자칭 자수성가형 목사로 분류한다.
그러나 목회는 자신의 성공을 위한 직업, 출세를 위한 기회, 실력 발휘를 위한 실험이 아니다. 많은 목사가 대형 교회에 집착하고 하루빨리 큰 교회가 되기를 열망한다. 그래서 목회 사역을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이벤트, 행사를 바쁘게 돌리는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많은 목사가 ‘현실’이라는 핑계로 숫자에 예민해지고 작은 교회 목사들은 대형 교회 목사들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와 열등감, 자기 연민에 빠진다. 그러나 목사 자신의 성공을 위해 목회하는 것은 결국 자기 성을 쌓는 바벨탑에 해당하는 어리석은 일이다. 그래서 소명이 중요하다. 소명은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며 그를 위한 각오다. 미국 교회성장연구원 래리 길버트 소장의 말이다.
“102명이 모이는 교회를 5000명이 모이는 교회로 바꾸려면 특별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성공의 정의가 돼서는 곤란하다. 우리 교인 수가 102명에서 112명이 될 수 있도록 목사들을 도와야 한다.”
셋째, 명성이 아닌 성숙에 매진하라. 스타목사 인기목사 인물목사가 되려는 욕망이나 꿈을 꾸는 목사는 실패와 낙오, 좌절에 허약하다. 주님보다 자기 이름을 내려는 목사는 결국 얼마나 높은 곳에서 자신이 떨어지고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한다. 미국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 DA 카슨(신약학) 교수는 그의 책 ‘승리주의에서 성숙으로’에 “진정한 사도를 가리는 명백한 기준은 그리스도를 섬길 때 따르는 어마어마한 고난임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명성과 권력을 얻기보다 자기 성찰, 자기 절제, 자기 성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목사가 돼야 한다.
목사에게 찾아오는 탈진이라는 괴물과 싸우려 하지 말고 끊임없는 훈련으로 길들여 목회의 에너지로 만들어야 한다. 목사의 탈진은 교회를 살리는 희생의 순간이다. 목사들이여, 탈진을 벗고 일어나 천상의 도성을 향해 함께 가자.
시대마다 교회 성장을 이끄는 키워드가 있다. 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기도와 말씀이 90년대와 2000년을 오면서는 전도와 선교가 부각됐다. 2000년 이후의 성장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세대’다. 여기에는 이민 세대별 구분이 있고 은퇴와 후임을 담당하는 목회자 세대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키워드의 핵심이 있다. 바로 ‘Z세대’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교회의 존립과 관련해서 Z세대를 무척 비중 있게 다르며 지금까지 등장해온 세대와는 분명 다를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 이는 비단 미주 한인 교회뿐만 아니라 미국, 다인종 교회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고 한다.
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그 뜻과 누구를 포함하여 표현하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Z세대란 Y세대의 뒤를 잇는 다음 세대를 뜻한다. 인구통계학자들이 세대를 표현하는 용어로 우리에게 익숙한 베이비붐 세대가 있다. 이들은 1943년부터 1960년대생을 의미한다. 그다음으로 1961년부터 1981년생을 X세대라고 부른다. 이후 밀레니엄 시기를 거치면서 1982년부터 2004년생까지는 Y세대. 그리고 2004년생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세대를 Z세대라 부른다.
Z세대가 이전과 다른 것은 바로 급변하는 인터넷 시대를 생애 첫 순간부터 맞이하고 살아간다는 점이다. 이들은 종이책보다 아이패드로 교과서를 접하고 사물인터넷에 익숙하며 일과 중 대부분을 스마트폰과 IT 기기가 만든 환경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라는 별명이 붙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이 왜 교회 성장에 있어서 핵심 키워드이자 존립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일까? 클레어몬트 신대원 이종오 부총장은 Z세대 출연과 관련 교회 성장에 대해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그는 “기성 교회는 곧 이들이 가진 “왜 교회에 가야 하나?”라는 의문과 마주할 것이고 이는 기성세대가 중시해온 예배 참석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뀌게 할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Z세대와 연결 지어서 볼 수 있는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는 바로 4차산업혁명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혁명적으로 생활을 변화시키는 이 현장에 바로 Z세대가 있다. 기성세대가 회피하고 받아들이기에 복잡하다고 느끼는 이 어려움을 Z세대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현실로 받아들이고 생활에 적용하고 있다. 바로 그 예 중 하나가 가상현실이고 여기에 증강현실이 실시간으로 들어오면서 이동하지 않고도 모든 것을 체험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찾아왔다.
최첨단 기술이 융합되고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사회. 바로 여기에 교회가 있고 교회의 새로운 기성세대로 자리잡을 Z세대가 있다. 이들이 바라보는 예배는 ‘참석’이 아닌 ‘참여’에 더 큰 비중을 둘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참석이라는 것은 어느 특정 장소에 나가 연합으로 예배에 함께하는 의미가 짙다. 지금과 같은 교회 말이다. 그러나 참여에 비중을 둔다면 장소로서 교회가 가진 의미는 퇴색될 수 있다.
예배에 ‘참여’를 가능하게 해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실제로 가능하기 때문이고, 일부 대형 교회들 역시 이쪽 플랫폼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 내 여러 교회가 교회 소개 페이지를 VR(가상현실)로 볼 수 있게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인공지능이 더해진다면 마치 실제 교회에 나간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것이 Z세대가 기성세대로 자리할 시점의 현실이라면 건물로서 사람이 모이는 교회는 점차 그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 같은 우려를 더 깊게 만드는 것은 지금 목회자들의 위기의식이다. 미주 한인 교회에서 세대 논란은 2세와 3세, 한어권과 영어권의 구분에 집중된 듯 보인다. KM과 EM 사역을 통해 교회 내 이민 시기별 세대 구분에 맞춤 예배 전략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언어로 이들을 구분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자라온 환경과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목회 전략은 아직 걸음마 단계를 걷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Z세대를 위한 예배 전략에서는 아주 최근에야 위기 의식을 진단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바나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10대 젊은이들의 무신론자 비율은 이젠 세대 평균보다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그대로 기성 세대가 된다면 교회가 받아들여야 하는 충격은 생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Z세대를 위한 교회의 전략은 무엇일까? Z세대들이 교회에 대해 가장 크게 가지는 의문 중 하나는 “내가 믿는 신앙을 뒷받침할 사실과 증거를 보여달라”일 것이다. 이들은 과학이 증명해낸 결과를 보고 자라는 세대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이들의 신앙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 하나 디지털 민주화가 보편적인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 온 이들은 자신의 의사와 생각을 언제 어디서나 표출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 그들은 교회에서 받는 부당한 대우나 비리를 언제 어디서나 그대로 인터넷에 표현할 것이다. 교회는 분명 이들이 가진 표현이 불편할 것이고 그들은 이 부분이 특정 그룹이나 인물 등을 통해 침해받는다고 느낄 땐 언제든 교회와 마찰을 빚을 수도 있다.
또한 교회는 Z세대를 향해 참석하는 예배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교회는 고민해야 한다. 교회가 Z세대 전도를 위한 다양한 가상현실 툴과 기능을 교회에 접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교회 예배는 특정한 장소에 참석해 예배를 드린다는 의미는 퇴색될 수 있다. 실제 교회가 맞지 않는다고 여기는 Z세대들은 하나님은 다른 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생각
을 가질 수 있다. 특히 Z세대 관련 바나 리서치 조사는 “내 삶(Z세대)이 교회에 개입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약 54%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교회는 이제 왜 성도가 모여 예배해야 하는지, 교회가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이유에 대해 그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Z세대는 X 또는 Y 세대와 달리 급변하는 인터넷 혁명 소용돌이 속에서 정보의 홍수와 과학의 객관적 입증에 따라 존재하는 세계관에 익숙해 있다. 교회가 지금 세대, 그리고 다가올 세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면 이제는 Z세대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고 목회와 전도 전략을 수정 또는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민 교회에서는 시기별 세대 구분과 더불어 이 같은 패러다임에 따른 신세대의 등장까지 고민해야 할 시기와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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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의 ‘재정전횡’ 부동의 교회분쟁 원인 1위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 2019년 상담 통계 분석 발표
2003년부터 현재까지 분쟁교회를 상담해 오고 있는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는 15일 2019년 한 해 동안 진행한 교회상담에 대한 통계조사 및 경향을 분석 발표했다.
교회문제상담소는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89개 교회를 대상으로 총 100건을 상담했는데, 통계 분석 결과, 상담 과정에서 내담자가 핵심적인 교회문제로 가장 많이 언급하고 도움을 요청한 사안은 ‘재정전횡’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도표와 같다.
교회문제상담소에 의하면 ‘재정전횡’은 최근 5년간의 통계에서도 분쟁 유형 1위를 차지한, 한국교회 최고의 분쟁 유형이다.
그런데 이러한 핵심 분재유형의 발단이 된 사안 곧 분쟁의 배경에는 ‘인사 및 행정전횡’이 1위로 나타났다. ‘청빙문제’ 또한 교회분쟁을 야기할 수 있는 사안으로 드러났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도표와 같다.
교회의 분쟁을 유발한 직분 1위는 ‘담임목사’로 교회 분쟁의 72%가 ‘담임목사’에 의해 유발됐다. ‘원로목사’와 ‘부목사’의 비중까지 더한다면 2019년에 접수된 교회분쟁의 3/4가 목사에 이해 유발됐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도표와 같다.
교회 분쟁 유발을 동조했던 직분 1위는 장로(당회)로 50%를 차지했다. 분쟁을 유발한 직분이 ‘담임목사’라면 이러한 ‘담임목사’를 비호한 세력은 ‘장로(당회)였음을, 즉 목회자의 전횡을 견제해야 할 장로와 당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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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 반동성애 사역자 등에 3천만원 배상해야
前 미주 뉴조도 약 11억 배상 판결받아… 줄소송 예상돼
‘가짜 뉴스’ 낙인 찍다가 법원에 의해 ‘철퇴’해당 표현, 확정일로부터 7일 이내 삭제해야
공공의 이해와 정당한 언론활동 범위 벗어나
▲ 동반연 측이 2018년 말 열었던 뉴조 규탄 기자회견. ⓒ크리스천투데이 DB
주사파 매체인 뉴스앤조이(뉴조)가 반동성애 사역자들과의 소송에서 패해 거액의 손해배상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4민사부는 15일 한국가족보건협회 김지연 대표, KHTV, GMW연합을 대표적인 가짜뉴스 배포자 및 유통채널로 지목해 보도한 뉴조(뉴조, 강도현 대표, 이은혜 기자) 측에 대해 각 1천만원씩 총액 3천만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특히 뉴조 측이 원고들을 "가짜 뉴스 유포자" 등으로 표현한 부분과 관련, 재판부는 뉴조 측에 판결 확정일로부터 7일 이내에 삭제할 것을 명했다. 뉴조 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원고에게 위 기간 만료일 다음 날부터 이행 완료일까지 매일 김지연 대표에게 60만원, KHTV·GMW연합에게 각 30만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한다.
김지연 대표 사건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판결 이유에 대해 "원고를 '가짜 뉴스 유포자로 지목된 자'라고 표현한 것은 원고의 주장에 대한 일반인의 전반적인 신뢰를 저하시킬 의도가 담긴 공격적인 표현으로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없는 점, 위와 같은 공격적인 표현은 사회의 올바른 여론 형성 내지 공개 토론에 기여하는 바가 없고, 오히려 원고를 허위사실 유포자로 낙인 찍어 여론 형성 내지 공개 토론의 장에서 배제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점, 원고가 반동성애 활동가로서 일반 대중을 상대로 계몽·설득하는 강연자라는 사회적 지위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표현은 원고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지나치게 훼손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뉴조 측)가 제3기사에서 원고를 '가짜 뉴스 유포자로 지목된 자'라고 표현한 행위는 원고의 명예 내지 인격권을 훼손하는 행위로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또 뉴조 측이 제3기사로 인해 원고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하더라도 이는 동성애 및 차별금지법에 대한 올바른 여론 형성이라는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재판부는 "'가짜 뉴스 유포'라는 표현 자체는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의 위와 같은 표현으로 인하여 원고를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등의 제정을 반대하기 위하여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자로 낙인 찍는 효과가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를 성소수자의 인권이나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한 여론의 장에서 배제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점, 제3기사는 원고의 반동성애 운동이나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과 반대 진영에 있는 언론기관의
대응적 성격이 주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언론이 순수하게 공익적 차원에서 비판하는 경우와 달리 원고가 감수하여야 할 수인의 정도를 낮게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원고에 대한 감시·비판·견제라는 정당한 언론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상당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일축했다.
KHTV·GMW연합 사건 판결문도 김 대표 사건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다.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뉴조에 의해 명예훼손을 당한 반동성애 사역자들이 줄소송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길원평 부산대 교수와 염안섭 수동연세요양병원 원장도 뉴조를 상대로 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성애 동성혼 반대 국민연합'(동반연)은 뉴조 측을 고소하던 당시 "뉴조는 국내 언론 가운데 가장 강력히 동성애를 옹호하며, 동성애를 반대하는 한국교회를 조롱하는 기사를 쏟아냈다"며 "예를 들면 뉴조의 이00 기자는 2018년 1년 동안 340여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는데, 그 중에서 동성애를 옹호하고, 동성애 반대활동을 비난하는 기사를 무려 87개를 작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뉴조는 자칭 기독교 언론이라고 주장하면서 동성애를 죄라고 하는 성경의 가르침을 부정한다면 더 이상 기독교 언론이라고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뉴조 강도현 대표는 항소 및 기사 삭제 여부 등에 대해서는 변호사와 상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조가 직면한 위기는 사회법 소송만이 아니다. 대표적 보수 교단들인 예장 합동·고신·합신이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뉴조의 반기독교성과 동성애 옹호 문제 등에 대해 조사하기로 결의했었다.
한편 뉴조와는 별개의 매체지만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미주 뉴스M(전 미주 뉴스앤조이) 측도, 주안에교회 최혁 담임목사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최근 기사 삭제 및 약 11억원의 배상금과 법정 비용 등을 지급하라는 연방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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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토트 “요즘 목회자들의 설교가 약한 2가지 이유…”
[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심은 대로 거둔다
설교자로서 설교에 대한 책을 일년에 한 권 이상은 꼭 본다. 나의 부르심을 잊지 않기 위해서이고, 강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롭게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존 스토트의 ‘설교’를 펼쳐 읽었다. 역시 설교자의 영광이 얼마나 복되고 영광스러운지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스토트가 강조하는 성경과 현실 사이를 다리 놓으려는 그의 균형감이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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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자들의 설교관과는 다른 그만의 특징과 장점이 있다. 스토트는 세상의 문제와 아픔과 현대인의 고민을 지나치지 않고 성경적 대안을 제시한다.
설교는 선포이기도 하지만 가르침이기에, 성경적인 생각과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한다. 어쩌면 스토트와 로이드 존스가 갈라지게 된 결정적 원인은 세상을 포용하고 함께 가려는 그의 넓은 마음과, 그럼에도 복음에 더 집중하려는 로이드 존스의 마음과는 방향이 달랐던 것 같다.
스토트는 ‘성경과 세상 사이 다리놓기’를 강조하지만, 설교자의 연구와 임무를 그에 못지 않게 강조한다. 설교자는 말씀을 맡은 자이기에, 먼저 연구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선포할 수 없고 가르칠 수 없다.
준비 안 된 설교는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이고 성도를 업신여기는 것이며, 강단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즉흥적 설교란 있을 수 없다. 충분히 준비되고 갖추어진 자만이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쓰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전할 메시지를 받아야 한다
과연 교회는 설교를 신뢰하는가? 설교가 약해지고 미미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시대는 설교를 연설과 선동과 강연 정도로 생각하게 만든다. 설교의 영광과 능력은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 같다.
모든 권위를 부정하는 시대에, 사람들은 강단에서의 설교의 권위 또한 깎아내리고 인간 수준의 말로 생각한다. 교회가 욕을 먹고 수치를 당하는 사회 속에서, 교회의 설교는 더 이상 하늘의 음성으로 여겨지기보다 거짓말처럼 들린다.
이런 배경 속에서 본다면, 필자가 볼 때 스토트가 제일 강조하는 것은 설교자의 연구이다. 설교자는 말씀을 대신 받아 전달하는 전령이고 청지기이며 확성기이다.
그러니 하나님의 자기 계시인 성경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지식으로 가득해야 하고, 하나님이 이 시대와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전할 말씀을 먼저 받아야 한다. 설교가 힘이 없는 것은, 전할 메시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설교자에게 자신의 교회와 양들을 위해 분명히 메시지를 주신다. 그러나 그것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고 강단에 서기 때문에, 하나님의 음성으로 선포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냥 여러 자료를 참고하고, 좋은 자료를 기억해 두었다가 추가하는 것으로는 설교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는 메시지에 대한 확신과, 하나님을 대신하여 전한다는 권위를 가지고 선포해야 한다.
이런 것을 볼 때,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이 주신 말씀으로 여기고 선포를 하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냥 순서가 되었기에 어쩔 수 없이 올라서서, 벌거벗은 채 힘없이 내려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나님은 분명히 자신의 양들을 위하 양식을 준비하셨지만, 그것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설교자의 잘못이 크다. 오늘 우리는 내가 전하기 전에 하나님이 전하게 하시려는 말씀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강단은 바로 그 말씀을 대신 전하고 선포하는 것이다.
본문을 깊이 연구해야 한다
또 하나는 본문을 연구하고 깊이 체험하고 변화된 흔적 없이 설교하기 때문에 설교가 약한 것이다.
하나님은 분명히 기록된 계시를 가지고,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말씀하신다. 그래서 설교자는 성경과 세상과의 가교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한다.
그러니 설교자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본문 연구, 설교 작성과 준비를 위해 얼마나 시간을 들이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나를 죽이고 변화시킨 설교가 능력이 있고 생명이 있는 법인데, 그런 준비도 없고 변화도 없다면 울리는 꽹과리일 뿐이다.
한 편의 설교 준비는 은혜롭고 기쁘고 즐거운 것이다. 그러나 바쁜 일정과 비본질적 교회 사역으로 인해 이것을 놓치고 있다면, 교회의 방향과 사역은 재조정되어야 한다.
깊이 있는 말씀 연구와 나를 찔러 쪼개는 변화 없이 강단에 서고 있다면, 많은 일을 멈추고 다시 사역과 설교를 점검해야 한다. 여러 사역을 하고 바쁘게 움직이다가, 어쩌다 한 번 은혜주시는 것만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교회는 기본적으로 일을 하는 곳이 아니라, 말씀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곳이다. 모든 사역의 원리는 성경 중심인데, 설교를 통해 회심과 변화와 회복이 일어나지 않고 형식적인 시스템으로만 움직이고 있다면 교회는 무능해지는 것이다.
그러기에 모든 교회는 교회의 방향과 운영이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고, 은혜로운 설교가 선포될 수 있도록 모든 배려와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될 것이다.
설교자 또한 먼저 말씀을 통과하고 체험한 흔적이 있어야 한다. 강단에 서기 전에 충분히 준비한 시간과 감격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다면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종이 될 것이다.
배우고 연구하지 않는 설교자는 가르치기를 그만두어야 한다. 서재에서 눈물을 뿌린 만큼, 강단에서 기쁨으로 단을 거둘 수 있다. 우리에게는 설교를 한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설교할 수 있는 말씀과 체험이 준비돼 있어야 하는 것이다.
설교를 신뢰하는가?
이 책의 원 제목은 ‘나는 설교를 믿습니다(The Challenge of Preaching)’이다. 오늘날 설교를 믿는 성도는 얼마나 될까? 목회자마저 설교로는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교회에는 재앙이 아닐까….
물론 사람이 다른 것으로 감동받고 변화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심령의 변화와 영혼의 거듭남과 회심은, 살아계신 하나님 말씀의 역사로 나타나는 것이다. 복음의 능력은 설교를 통해 극대화되고 실현되어 하나님의 영광으로 올려진다.
스토트는 설교의 능력과 역할을 확신했다. 물론 설교가 물건처럼 소비되고 우상처럼 여겨지는 현상은 거부하고 조심해야 한다.
교회가 설교 지상주의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고 설교자의 인기로 교회가 모여서도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설교를 믿지 못하고 설교가 거짓말처럼 들리며 무능하게 내리막길로 치닫는 시대이므로, 설교는 회복돼야 할 것이다.
‘설교는 사람의 말인가 하나님의 말인가?’라는 질문에, 전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성경에는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인지 깊이 상고하면서, 주님의 말씀으로 받은 교회들이 있다.
설교는 초대교회부터 교회를 세우고 풍성하게 하는 주님의 도구였다. 그렇다면 설교는 사람의 말이라고 수치를 당하기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받고 회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여전히 설교를 믿는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많이 일어나게 되길 소망한다.
방영민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서현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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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들어오는 신천지 추수꾼, 어떻게 분별할까?
추수꾼, 어떤 교회를 노리는가
이단들의 포교 대상이 교회에 다니는 신자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한국교회의 큰 골칫거리인 신천지는 여느 이단들과는 차원이 다른 포교 방법을 동원해 한국교회를 혼란에 빠뜨려 왔다. 추수꾼이라 불리는 신천지 특공대들의 ‘교회 침투’가 그것이다. 신천지인임에도 자신의 신분을 위장해 교회 안에 잠입한 뒤 교회와 성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활동한다.
이들은 교회를 들어올 때도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지 않는다. 선호하는 교회, 집중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교회는 정해져 있다. 목사나 교회에 문제가 있는 곳(목회자의 비리, 교회 채무 과다), 교인 수는 많으나 행사 중심이고 말씀이 약한 교회, 노회나 총회에 연결되지 않은 교회가 이들이 선호하는 곳이다(신천지 측 새신자 관리시스템 책자 참고). 반면, 이단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교회, 주보를 통해 신천지 문제를 지속해서 올리는 교회, 이단 대처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하는 교회는 기피 대상이다.
교회에 들어와 어떤 활동을 하는가
교회 안으로 들어온 이들은 특징을 보인다. 들어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교회 요직 차지하기’다. 청년회장, 남녀전도회장, 구역장, 성경공부 리더, 목장 지도자, 새가족반 리더 등이 집중 표적이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가장 먼저 방송국을 장악하듯, 추수꾼 중에는 교회에 등록하자마자 방송실 봉사부터 맡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교역자로 들어오는 일도 있다. 인천의 한 교회에선 부목사가 신천지 추수꾼인 사실이 드러나 발칵 뒤집힌 일이 있었다. 성도들이 크게 흔들려 성도 수가 400여명에서 200여명으로 줄었다.
추수꾼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와 요직을 차지하려는 이유는 교회 성도들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타인을 미혹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교회에서 직위가 있어야 한다. 요직을 차지한 후 이들은 포섭대상이 되는 정통교회 성도들의 정보를 신천지 측 제3의 인물에게 넘기고 맞춤형 시나리오를 짜서 개별적으로 접촉한다.
추수꾼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신천지의 특징을 어떤 한가지 모습만으로 단정 짓는 것은 금물이다. 모든 것을 종합해 귀납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는 추수꾼을 찾다가 큰 혼란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다음 사항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보자.
‘정상적 헌금 생활을 못 한다’ ‘가정의 생활상이 투명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심방을 비정상적으로 거부한다’ ‘성도들의 정보를 다른 데로 빼돌리는 정황이 포착됐다’ ‘교회 밖에서 성도들에게 사역자를 소개하며 심리상담이나 성경공부를 권유했다’ ‘목회자의 설교나 교회 정책에 극도의 불평불만을 갖고 유포한다’ ‘목회자의 비리가 있다는 식으로 허위사실을 암암리에 유포한다’ ‘성경 난해 구절을 질문하며 궁금증을 유발한다’ ‘큰 교회에서 제자·양육 훈련을 받고 왔다는 식으로 과거에 교회 활동 경험이 많은 것처럼 위장한다(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아는 게 없다)’ ‘6개월 정도의 정탐 기간과 입지선정 기간을 두고 교회 안에서 지도자 자리를 차지하려는 목표를 두고 열심히 활동한다’ ‘성경은 비유로 기록됐다, 봉함된 비밀이다, 계시록을 알아야 구원을 받는다는 등의 말을 한다’ ‘텔레그램(카카오톡 같은 SNS)을 주로 활용하며 소통한다’ 등을 기준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 신천지 추수꾼을 찾아낼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하지만 교회에서 신천지 교인을 찾아내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위의 점검 사항 중 한두 가지 단서만 갖고 신천지라고 특정인을 지목해선 법적 시비 등으로 교회가 오히려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가장 좋은 건, 교회가 신천지 추수꾼이 활동하기 어려운 건강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목회자의 도덕성, 재정관리의 투명함, 이단 경계·예방 교육의 지속성,
수상한 행태를 보이는 교인에 대한 신속한 제보, 상담심리 기법을 활용하는 신천지 신도들의 최신 동향 등에 대한 경계심이 있다면 이단 추수꾼의 활동은 매우 위축되기 마련이다.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은 추수꾼은 자기 스스로 교회를 떠나 만만한 다른 교회를 찾아가게 된다. 이단 추수꾼이 와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과 내구성을 갖춘 한국교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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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주인 노릇 하는 게 한국 교회 가장 큰 문제”
한국 교회가 시끄럽다. 교계 지도자들의 재산 유용과 신도 성폭행, 담임목사직 세습, 폭력시위 주도 의혹 등 추문과 잡음이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담임목사나 신도들 간 고소·고발이나 소송도 끊이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한국 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 교회에서 하나님이 떠났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한국 교회법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서헌재 중앙대 명예교수(한국교회법학회 회장)는 “일부 목사들이 주인 노릇을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목사는 청지기다. 양떼를 맡은 청지기처럼 세상에 봉사하라고 성경에 언급돼 있다”며 “하지만 일부 목사가 주인 노릇을 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명성교회가 담임목사직 세습으로 시끄러웠고,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가 폭력시위 등의 혐의로 구속 위기에 처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서 명예교수는 “교회의 공공성 회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신정권 당시 가톨릭은 인권 신장에 많은 기여를 한 것과 달리 교회는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게 관행이었다”며 “교계에 영향력이 있는 분이 이런 시위를 주도한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 명예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1517년 10월31일 종교개혁이 일어난 지 500년이 넘었다. 사회와 마찬가지로 교회도 질서가 있다. 교회는 누구의 소유물이 아니다. 목사 역시 양떼를 이끄는 청지기 사역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지도자들이 주인 노릇을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가톨릭을 비판하면서도 교회 담임목사들은 교황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심지어 권력을 세습하려 했다. 분쟁의 발단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명성교회 측은 “영적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은 교인들의 고유한 권리로 외부에서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예장통합 교단은 현재 세습을 금지하고 있다. 교단과 교회의 논리가 충돌할 경우 어느 쪽이 우선시돼야 하는지는 명확하다. 세습도 세습이지만 목사의 역량도 문제다. 현행 교회법에 따르면 담임목사에 대한 해임을 교단에 건의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교단이 거부하면 바꿀 수 없다. 그래서 목사를 청빙할 때 임기를 정하는데, 교단 헌법이 이 역시 금지하고 있다. 일반 용역까지 동원해 담임목사 측과 반대파가 팽팽하게 대치했던 서울교회 사태도 이 때문에 발생했다.”
교회법학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교회법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하는 게 교회법학회의 역할이다. 일부 담임목사들은 그동안 ‘내가 곧 교회’라는 그릇된 권위의식에 젖어 교회를 운영해 왔다. 교인들에게 무조건적인 순종만을 강요했다. 그 결과 교회 내의 정당한 비판과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무너졌고, 소송이나 고소·고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걸 빌미로 교회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한국 교회가 빛을 잃고 조롱거리로 전락했고, 이게 상승작용을 일으켜 교회는 더욱 국민과 멀어지게 됐다. 교회의 공공성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공공성 회복은 ‘사람’이 아니라 ‘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교회법의 확립과 교회법에 따른 엄격한 교회 운영만이 추락한 한국 교회의 위상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이런 문제의식 아래 교회법에 정통한 학자와 법조인, 목회자가 모여 교회법학회를 설립했다. 회원들은 소속 교단이나 교파를 초월해 활동하고 있다.
교회법과 관련한 이론적 연구나 학술 세미나를 그동안 여러 차례 개최했다. 교회법과 관련한 가이드라인도 만들었다. 최근 배포한 한국교회 표준정관 매뉴얼과 종교인 소득 과세 공동 매뉴얼이 대표적이다. 이런 노력들이 교회 분쟁을 예방하고, 추락한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최근 종교인 과세 제도와 관련해서도 법학회가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종교인 과세에 대해 그동안 내부적으로 말이 많았다.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에 대해 국가가 왜 세금을 걷느냐는 것이었다. 교인도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세금을 안 낼 수는 없다. 다만 정교 분리 원칙에 따라 만들어진 종교의 고유 영역을 국가가 건드리는 것에 대해 우려가 많았다. 일례로 국세청은 목사의 사례비를 과세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판공비, 교회에서 말하는 목회 활동비에 대해서는 과세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법학회를 중심으로 TF(태스크포스)가 결성됐다. 국세청과도 여러 차례 만나 협의를 했다. 결국 증빙을 내고, 교회에서 공적으로 활동비를 관리하는 조건으로 면세를 이끌어냈다. 세무조사도 마찬가지다. 이 부분도 내부 제보가 들어오면 1차로 시정 기회를 주도록 시행령에 못 박았다.”
교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목사가 최근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한국은 1948년 해방 후 이승만 정권이 들어서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골자로 한 헌법이 제정됐다. 이때부터 정교 분리와 종교 자유도 보장받았다. 유신정권 당시 가톨릭은 인권 신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 반대로 교회는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게 전통처럼 굳어졌다. 최근 교계 인사를 주축으로 구국기도회 등을 통해 현 정부의 난맥상을 지적하는 일이 많아졌다. 정치는 국민이 뽑아준 정치인이 해야 한다.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이다. 그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 보니 교회에서 나서는 것 같다. 박근혜 정권 때 터진 국정농단 사태가 단초가 됐다. 독일의 경우 기독민주당이 집권당이니만큼 특별할 것은 없다. 나라가 워낙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보니, 시민 한 사람의 입장에서 의견 표출은 할 수 있다. 다만, 교계에 영향력 있는 분이 관련 기도회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