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사무엘상 22장 6-10절 2002-04-29 22:09:21 지배자와 지도자(삼상강해 55) 이제까지 다윗의 도피행로 다섯 장소를 살펴보았습니다. 놉, 가드, 아둘람 굴, 이방 지역 모압 미스베, 유다 땅 헤렛 수풀이 바로 그 장소들입니다. 그 장소 중에서 이방 지역 모압 미스베에 있으면 얼마나 안전하겠습니까. 특별히 모압 사람들은 다윗에 대해 대단히 호감을 가졌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윗의 증조 할머니인 룻이 바로 모압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다윗 가정에게 모압 지역은 사울의 손을 피하기에 안성맞춤인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유다 땅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선지가 갓을 통해 다윗에게 음성을 주셨습니다. "이 요새에 있지 말고 떠나 유다 땅으로 들어가라(22:5)." 그 음성을 듣고 다윗은 즉시 유다 땅 헤렛 수풀로 갔습니다. 유다 땅은 다윗에게 위험천만한 땅입니다. 실패와 상처에 대한 기억이 있는 땅입니다. 그러나 그 땅을 다시 밟아야 하나님은 그 사람에게 축복을 내리십니다. 간혹 미국에 있을 때 이런 사람을 만났습니다. 멀쩡한 한국인이면서 한국이 싫고 한국 사람이 싫다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몇십 년째 한국에 가지 않았다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미국에서 편히 살 수 있을망정 역사를 변화시키는 인물은 될 수 없습니다. 상처의 땅을 피하는 사람은 결코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없습니다. 상처의 땅에 다시 돌아가 그 상처의 흔적을 지울 수 있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받게 될 것입니다. 정치가가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가라면 목숨을 각오하고라도 망명처에서 이상적인 주장만 하지 말고 하루 빨리 자기 나라로 돌아가 실질적인 정치에 참여해야 합니다. 다윗은 그 원리를 알았기 때문에 유다 땅으로 다시 들어간 것입니다. 그가 유다 땅으로 들어가자 사울이 그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사울이 기브아 산상(베냐민 땅)에서 자기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너희 베냐민 사람들아 들으라. 이새의 아들이 너희에게 각기 밭과 포도원을 주며 너희로 천부장, 백부장을 삼겠느냐? 너희가 다 공모하며 나를 대적하며 내 아들이 이새의 아들과 맹약하였으되 내게 고발하는 자가 하나도 없고 나를 위하여 슬퍼하거나 내 아들이 내 신하를 선동하여 오늘이라도 매복하였다가 나를 치려 하는 것을 내게 고발하는 자가 하나도 없도다(7-8절)." 우리는 이 장면에서 사울의 모습을 보면서 지배자는 누구이며 지도자는 누구인지 그 차이를 깨닫게 됩니다. 이 지배자와 지도자의 차이를 아는 것은 오늘날 교회생활에서 대단히 중요한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1. 지배자는 군림하고 지도자는 섬깁니다 지배자는 다스리기 위해서 위에 군림합니다. 그러나 지도자는 인도하기 위해서 겸손하게 섬깁니다. 본문의 장면을 보십시오. 사울은 철저히 군림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1) 6절 말씀에서 '사울이 기브아 높은 곳에서'라는 구절을 보십시오. 지배자는 군림하기 좋아하기 때문에 항상 높은 곳을 선호합니다. 2) 6절 말씀에서 '손에 단창을 들고'라는 구절을 보십시오. 일반적으로 왕은 왕권을 상징하는 홀을 손에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시에는 단창을 들고 자기의 왕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단창을 들었다는 것은 그가 군림하는 지배자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3) 6절 말씀에서 '에셀나무 아래 앉았고'라는 구절을 보십시오. 사울은 이 에셀나무를 좋아했는데(삼상 31:13), 이는 아브라함이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를 심고 하나님을 불렀다는 기록에 비추어(창 21:33), 그 나무가 자기의 왕권을 높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군림하는 자세가 이 모습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4) 6절 말씀에서 '모든 신하들이 그 곁에 섰더니'라는 구절을 보십시오. 왕을 중심으로 쭉 신하들이 도열한 모습을 보고 무엇을 느낍니까. 이 장면도 군림하기 좋아하는 사울의 모습을 느끼지 않습니까. 이처럼 사울은 철저히 군림하는 지배자의 모습을 취합니다. 교회 내에서도 이런 지배자적 리더십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교회를 이끄는 목자들이 다스리기 위해서 군림하는 지배자가 되길 원치 않으시고, 선한 곳으로 인도하기 위해서 겸손하게 섬기는 지도자가 되길 원하신다. 그러므로 교회 직분자는 목사를 비롯해서 지배자가 되지 말고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2. 지배자는 편협하고 지도자는 공평합니다 지배자는 혈연, 학연, 지연을 중시해 편협한 인사정책을 써서 자기의 아성을 쌓습니다. 그러나 지도자는 인품과 능력을 중심해 공평한 인사정책을 폅니다. 7절을 보면 사울이 곁에 선 신하들에게 뭐라고 말합니까. "너희 베냐민 사람들아." 이 장면은 이스라엘이 12지파로 이루어진 국가인데도 불구하고 그가 주로 자기 출신지파인 베냐민 지파 사람들을 신하로 썼음을 암시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렇게 하면 나라는 일사불란하게 잘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라의 내부는 곪아터지게 됩니다. 지배자가 다스리는 나라는 겉으로는 군대처럼 잘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마음은 멍들게 되고 국론을 분열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세월동안 우리 나라에도 이런 모습이 있었음을 반성하면서 이제는 우리 나라에도 지배자가 아닌 지도자가 많아지길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3. 지배자는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지도자는 지역감정을 해소합니다 지배자는 지역감정을 조장하여 자기의 아성을 지키려고 한다는 사실을 본문은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사울이 자기 신하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새의 아들이 너희에게 각기 밭과 포도원을 주며 너희로 천부장 백부장을 삼겠느냐? 왜 너희가 나를 공모하고 대적하여 다윗을 고발하지 않는가(7-8절)." 이새의 아들 다윗은 어느 지파입니까. 유다 지파입니다. 즉 사울의 말은 "베냐민 지파인 내가 왕이기 때문에 너희가 천부장 백부장이 된 것이지 유다 지파인 다윗이 왕이 되면 너희는 국물도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다윗을 제거하는데 너희 베냐민 지파 사람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말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자리 유지하고 싶으면 알아서 기라는 말입니다. 묘하게 지역감정을 조장해서 자기의 뜻을 이루려고 하는 이 모습을 보십시오. 이것이 바로 지배자의 특성입니다. 그래서 지배자가 나라를 다스리면 나라는 내부적으로 멍든 나라가 됩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은혜 주셔서 높은 자리를 여러분들에게 허락하신다면 지배자가 되지 말고 지도자가 되십시오. 이 원리는 교회생활을 하면서도 꼭 필요한 원리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나에게 직분을 주셨을 때 세 가지 원리를 꼭 기억하십시오. 첫째, 군림하지 말고 겸손히 섬기십시오. 둘째, 편견에 사로잡힌 자기 중심적 인간관계를 버리십시오. 셋째, 사람들간의 불화를 조장하지 말고 화해자의 역할을 하십시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역사에는 지배적 소수와 창조적 소수가 있는데 지배적 소수가 있을 때 역사는 퇴보하였고 창조적 소수가 있을 때 역사는 발전되었다." 여기서 창조적 소수란 '섬기는 지도자'를 말합니다. 오늘날 교회마다, 교단마다, 교계마다 서로 높은 자리에 앉으려고 서로 싸우고, 분내고, 이단이라고 정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원하시는 종의 자리는 항상 비어 있습니다. 주님은 주님의 좌우편에 앉기를 원하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좌우편 자리는 섬기는 자만이 앉는 자리이다." 섬기는 자만이 참된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지도자 중에서도 위대한 지도자란 일반 지도자보다 섬김의 범위가 넓고, 높고, 깁니다. 섬김의 범위가 넒다는 것은 섬김의 대상이 제한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지역출신과 배경을 막론하고 섬긴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우리 고향, 우리 교단을 강조함으로 우리 의식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지나쳐 배타성을 가지면 그 집단은 점점 진리와 멀어지게 됩니다. 섬김의 범위가 높다는 것은 사람들을 섬기되 하나님을 섬기듯 섬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섬김의 범위가 길다는 것은 변함없이 섬긴다는 것입니다. 목회와 양육 초년에는 섬김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귀찮아 섬김을 소홀히 하거나, 교회가 커졌다고 군림하면서 섬김을 받으려 하면 안됩니다. 여러분의 교회가 이런 섬김의 원리가 넘치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admin ad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