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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과 부패 씻어낼 참회의 기도와 눈물
2002-02-23 20:05:45   read : 33490



한 유대인이 향수의 원료가 되는 비싼 기름을 유리그릇에 보관해두었다.그런데 어느날 그곳에서 심한 악취가 풍겼다.공교롭게도 그 향유에 파리 한 마리가 빠져 죽어있는 것이었다.결국 비싼 향유는 썩은 한 마리의 파리로 인해 폐기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죽은 파리 한 마리가 향수의 원료를 악취의 진원지로 바꿔놓은 것이다.

이 이야기는 “죽은 파리가 향기름으로 악취가 나게 하는 것같이 적은 우매가 지혜와 존귀로 패하게 하느니라”(전도서 10:1)는 성경 말씀을 떠올리게 한다.요즘 혹세무민하는 점술인들과 이에 현혹되는 일부 지식인들,물질에 눈이 어두워 양심을 팔아버리는 사람들,잘못된 판단으로 사회를 그릇되게 이끌어가는 지도층 등을 바라보면서 ‘작은 어리석음 때문에 지혜의 가치가 손상된다’는 뜻이 담긴 이 성경 구절이 부쩍 피부에 와닿는다.

신앙인이며 대통령의 처조카라는 분이 역술인의 꾐에 빠져 보물사업에 뛰어든 것은 인간이 재물 앞에서 얼마나 나약하고 우매한 존재인가를 깨닫게 한다.258명의 수장된 영혼을 달랜다면서 만두 258개를 바다에 던져 보물의 매장 지점을 알아내려 했다니 기가 막힌다.

최근 대법원이 조상의 천도재를 지내면 시력이 돌아오고 교통사고를 막을 수 있다며 상담자 가족에게서 938만원을 받아 사기공갈 혐의로 기소된 역술인 김모씨에게 무죄를 확정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역술인이 점을 봐주거나 길흉화복을 경고하며 돈을 받은 것이 과연 상대방을 속이려 하거나 협박한 것이 아닐 수 있을까.

다른 이야기지만 정부는 남아도는 쌀 100만섬으로 소주를 만들었다.쌀 100만섬으로 만들 수 있는 소주가 무려 7억병이 넘는다고 한다.북한 동포가 굶주려 죽어가는 마당에 우리 민족에게 ‘피’와 ‘생명’‘으로 여겨졌던 쌀을 기껏 술로 만든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또 부패한 권력과 빈부격차의 악취도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누가 누구를 안다고 압력을 행사하고 권세있는 자가 힘을 과시하는 현실은 힘없는 사람들의 어깨를 처지게 만든다.서울 강남의 치솟는 집값은 한푼두푼 월급모아 집을 장만하려는 보통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든다.1년간의 성실한 저축이 집값을 따라잡지 못할 때 사람들은 낙심할 수밖에 없다.

문득 “IMF 위기는 우리의 타락과 부패를 향한 하나님의 옐로 카드였다”던 어느 노목사의 말이 떠오른다.거북등처럼 갈라진 들판의 틈새를 파헤쳐 나물과 땔감용 뿌리를 캐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과 한국의 악취나는 현실을 오버랩해 보면서 하나님이 언제 레드 카드를 꺼내실지 두렵다.

오페라 가수 핼버턴(Halverton)은 초등학생 아들이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한 아이가 “우리 아빠는 국회의원을 잘 안다”고 자랑했다.다른 한 아이는 “우리 아빠는 시장님과 친하시다”며 어깨를 으쓱거렸다.그때 핼버턴의 아들은 조금도 기죽지 않고 “우리 아버지는 하나님과 아주 친하시단다”고 말해 가슴이 뭉클했다는 것이다.이제 ‘나는 하나님을 잘 안다’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 사회의 악취를 제거하는 것은 회개의 눈물이 아닐까.참회의 눈물은 ‘영혼의 보석’이다.악취를 제거하는 방향제와 같은 ‘참회의 기도’가 이 땅에 차고 넘쳐 그리스도의 향기가 가득한 나라가 되길 소망한다.

이지현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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