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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전원교회'내의 '세계에서 제일 작은교회'
2002-02-06 22:49:04   read : 36001



높이 2m에 두평 남짓한 공간. 나무로 된 외부는 하얗게 칠해져 있다. 이 작은 교회의 더 작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어른 4명이 비좁게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나타난다. 작은 교회가 주는 충격 때문일까. 작은 창을 통해서 본 바깥 세계는 어쩐지 이전과는 다른 세계처럼 보였다. 문이 닫히면 깊은 생각의 늪에 빠지게 만든다. 경기 김포시 ‘김포 전원교회’(김명군 목사·49) 내에 있는 ‘세계에서 제일 작은 교회’는 영화 속 미니어처처럼 작다. 이곳은 ‘교회 속의 교회’이자 작은 기도 공간이다.

이 작은 교회의 탄생에는 김목사 부부의 간절한 바람이 있다.


90년대초 김 목사가 미국 워싱턴대에서 유학하던 시절 부부가 함께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고속도로 옆에 있는 3, 4평 크기의 작은 ‘웨이사이드 채플(Wayside Chapel)’이 계속해서 눈에 들어왔다.


“우리 말로 옮기면 ‘길섶 교회’쯤 되겠죠. 미국에서는 마약중독자나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고속도로에서 질주하다 비관자살하는 사고가 많습니다. 작은 교회들은 이런 불행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합니다. 우연하게 발견한 작은 교회에서 차분하게 기도하며 마음을 돌렸으면 하는 바람이겠죠. 둘이서 한국에 돌아가면 꼭 작은 교회를 짓겠다고 다짐했습니다.”(김목사)



김명군목사


이들 부부는 97년 개척한 ‘김포 전원교회’가 자리를 잡자 당시 고속도로에서 받은 충격과 감동의 약속을 실천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 목사의 부인 이정숙씨(42)가 미국에서 스케치한 그림을 토대로 2000년 크리스마스 때 작은 교회를 완공, 교회에 헌당했다.


이 작은 교회는 현재 교회 신자들의 기도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교회에 대한 소문을 듣고 방문한 외부 인사들도 많다. 방명록에는 교육부장관을 지낸 송자 대교회장, 황수관 연세대 의대 교수, ‘옥수수 박사’로 유명한 경북대 김순권 교수 등이 방문했고 ‘성령이 충만한 곳에서 많은 은혜를 받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 목사는 “주변에서 작은 교회를 기네스북에 올리자고 하지만 웃고 만다”면서 “교회의 상징적인 정신을 반영하는 만큼 그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의 바람은 이 작은 교회가 바깥 세상에서도 세워져 희망없는 이들에게 작은 위안과 꿈이 되는 것이다.


“길섶이나 고속도로 옆에 작은 교회들이 있으면 삶 자체가 고단한 분들에게 작은 등불이 될 수 있습니다. 이곳이 기도 공간이라는 것을 몰라도 좋습니다. 언제나 문이 열려 있는 작은 공간에서 기도를 하거나 짧은 휴식을 갖는 다면 마음의 정화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전원교회의 소재지는 김포시 양촌면 마산리. 김포 도심에서 벗어나 비포장 도로를 6㎞이상 통과해야 한다. 군 부대의 철책을 따라 1㎞쯤 끼고 가게 된다.


도대체 이런 곳에 교회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즈음 미국 서부시대의 ‘언덕 위의 하얀 집’을 연상시키는 교회가 나타난다. 주변에는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새소리가 쉴새없이 울려퍼진다. 3000여평의 너른 대지에 목조 건물 세 동, 족구장, 철봉과 평행봉 등 체력단련시설, 그네, 약수터, 야외 식당 등이 펼쳐진다. 교회라는 것을 모르고 찾으면 휴양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처음 이곳에 교회를 세운다고 하니 다들 마음을 바꾸라고 했습니다. ‘절간이 들어서야 어울리는 산골에 무슨교회냐’는거였죠.”


그랬다. 주변에서 내놓고 말은 안해도 “아파트 안에 있는 교회도 힘든 데 신도는커녕 아예 사람의 인적이 끊긴 이곳에서 교회가 어떻게 유지할 수 있겠냐”는 걱정의 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김 목사는 97년 11월 자가용을 팔고 적금을 깨 공사를 시작했다. 교회는 98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로 공사가 10여차례나 중단되는 우여곡절 끝에 완공됐다. 현재 김포는 물론 서울 인천 의정부 등 자동차 2∼3시간 거리에 있는 신자 500여명이 다니고 있다.



오른쪽 점선안 건물


그가 ‘산속 교회’를 고집한 것은 교회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쉼터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목회 철학 때문이다.


“교회가 신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곳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직장인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크겠습니까. 휴식과 재충전이 가능하고, 몸과 마음이 행복해질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절간’ 소리까지 들었던 전원교회는 하루에도 5∼6명의 목사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찾는 ‘환경친화형’ 교회의 대명사가 됐다.


김 목사는 “‘세계에서 제일 작은 교회’의 정신에 공감하는 분들과 뜻을 모아 가까운 곳에서부터 작은 교회를 세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031-981-8300


김갑식 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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